“허수아비’의 아들은 누구일까?” “그야 물론 ‘허수’지.” 이러한 문답이 청소년들 사이에 심심찮게 나돌아 듣는 이로 하여금 폭소를 자아내게 한다. 이 허수아비는 허수+아비의 복합어이니까 언뜻 생각해 보면 허수아비란 허수의 아버지라는 뜻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아비’란 단어는 현재 사전에 아버지의 별칭(別稱), 또는 낮춤말로 적혀 있고, 또한 우리의 옛 문헌에도 「父는 아비오(月印釋譜 14)」, 「아비부(父), 아비야(爺)(훈몽자회(訓蒙字會 상 31)라 기록되어 있으니 이러한 해석도 결코 무리한 것이라 할 수 없다. 그러나 엄밀히 따지고 보면 이같은 기록은 근세 이후의 것이요, 그 이전의 기록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아비’란 아버지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남자 일반을 총칭하는 것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삼국유사(三國遺事) 고려조(高麗條)의 ‘처용가(處容歌)’를 보면 “어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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