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문화 지원도 고려"

“문화는 한마디로 삶의 질을 높혀주는 원천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의식주 해결을 위해 너무 급하게 살아 오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이제는 좀 여유를 갖고 문화를 잊고 살아 온 시민들에게 문화 복지의 혜택을 골고루 나눠주고자 합니다. 문화가 있어야 걸음걸이가 급해지지 않습니다” 지난 5월 출범한 서울문화재단의 유인촌(53) 사장. 남산에 있는 재단 사무실에서 만나자마자 특유의 시원스러운 목소리로 첫마디를 던진다. 경쾌한 노타이 차림. 계속되는 회의와 문화예술계 인사와의 면담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서울문화재단은 서울시가 출연한 5백억원을 바탕으로 닻을 올렸다. 오는 2006년까지 서울시 출연금 1천5백억원을 포함해 각 기업체로부터 3천억원의 기금을 조성, 각종 문화예술 지원사업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유인촌 사장이 생각하는 문화지원사업은 어떤것일까? “ 서울은 거대한 도시입니다. 그럼에도 서울의 문화 수준은 낙후되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다양한 문화 인프라를 구축하고 문화 예술활동을 지원함으로써 문화의 다원적 가치를 높이고,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 가꿈’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서울을 ‘문화의 표정’이 있는 도시로 가꾸어 나가겠다는 것이다. 일례로 ‘우리동네 문화 가꾸기’등 시민밀착형 생활문화 가꾸기도 유사장이 내놓은 대표적인 아이디어. 오는 9월 대규모 아파트 단지임에도 문화 소외지역인 도봉구 창동에 35억원을 들여 이동식 텐트극장을 짓는다. 그밖에 이런 식으로 공연장은 물론 문화예술인들을 우한 연습실 마련, 청소년 문화밴쳐 육성, 현장 중심의 문화 예술 활동 지원등 다양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또 복원되는 청계천변에 문화공간을 마련하고, 자치구별로 구립극단 설립도 도울 생각이다. 유 사장은 대학의 문화에 대해서도 관심을 표명했다. “ 대학의 문화공간은 그런대로 많이 확보가 되었습니다. 지역의 문화 중심지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대학의 예술극장등 문화 공간은 대부분 교육실습 공간으로 연계돼 있기 때문에 다양한 외부공연이나 문화 행사를 갖기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대학의 문화공간을 지역주민을 포함한 시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육성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 유 사장은 최근 포스코가 대학을 순회하며 캠퍼스 음악회를 연 것을 알고 있다면서 기업의 메세나 활동과 연계해 대학과의 문화 네트워크를 구축하은 것도 바람직하다고 덧붙인다. 유인촌 사장은 이 시대를 대표할 수 있는 중견 배우이다. 극장(유 시어터) 대표이기도 하면서 대학 교수로서(중앙대)로서 강단에도 섰다. 그런 풍부한 경험을 있기에 서울 문화재단을 이끌 적임자로 중책을 맡았다. 재단을 맡으면서 교수직은 휴직을 했다며 아쉬워 했다. “ 문화 예술인의 한사람으로서 사명감을 갖고 맡았습니다. 시간맞춰 출 퇴근하는게 익숙치 않지만 훗날 문화 중개인으로서 서울 문화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면 합니다.” 배우라는 직업이 제일 맘에 든다면서도 유인촌 사장은 재단의 역할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그가 뿜어 낼 문화의 향기가 어떤 것일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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