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이기 때문에 더욱 노력했어요. 강의만 나가서 연명하는 교수의 길도 있지만, 공학도로서 아이디어를 찾는 일에 열중하고 싶습니다" 20대 박사과정 졸업예정자가 5년여간의 석.박사 학위 취득 과정에서 무려 21편의 SCI(Science Citation Index:과학 논문 인용 색인)급 논문을 발표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지난 7일 경북대 기계공학부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해 오는 8월 '생체유체(Bio-fluid)공학' 분야 박사학위를 취득하게 된 구윤희(28.여)씨. 경북대 물리학과를 졸업하면서 기계공학을 복수전공한 구씨는 2001년 3월과 2003년 3월에 각각 석.박사 과정을 시작, 5년여만에 박사학위를 받게 돼 이 대학 기계공학부 여성박사 1호가 됐다. 구씨는 이 과정에 석사학위 기간에만 SCI급 학술지에 3편의 논문을 게재한 데 이어 박사학위 기간에는 무려 18편의 SCI급 논문을 발표했다. 그 동안 구씨가 발표한 논문들은 '바이오 센서 앤 바이오 일렉트로닉스(Biosensor & Bioelectronics)', '사이타머트리(Cytometry)', '리뷰 오브 사이언티픽 인스트루먼트(Review of Scientific Instruments)' 등 다양한 분야의 SCI급 학술지에 소개됐다. 구씨의 이 같은 논문 발표 실적은 국내 유수 대학의 대학원생들이 석.박사 과정에 발표하는 SCI급 논문이 평균 3-4편에 그치고 서울대나 KAIST 교수들이 지난 한 해 동안 발표한 1인당 SCI급 논문 발표 건수가 평균 3.2편인 점을 감안할 때 상당한 실적이라는 것이 관련 학과 교수들의 평가다. 특히 구씨는 '미세 유체역학'과 '레이저 회절 기법'을 이용, 극소량의 혈액만으로 진료 현장에서 의료진이 손쉽고 신속하게 심혈관계 질환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학계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구씨는 대학원 졸업 후에는 바이오 메디컬 분야의 '포스트-닥터(Post-Doctor:박사 후 연수과정)'로 나가기 위해 현재 미국 조지아공대, UC샌디에이고 등과 접촉 중이다. 구씨는 "2년 정도의 박사 후 연수과정에서 공부한 뒤 국내 대학 강단에 서는 것이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구씨의 지도교수인 기계공학부 신세현(42) 교수는 "대학원생이 5년여만에 SCI급 학술지에 21건의 논문을 게재한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면서 "구 박사의 연구 성과는 의공학계의 새로운 분야를 열어주는 추진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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