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상 고려대 총장이 제출한 사표가 현승종 이사장 직권으로 수리됐다.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이사장 현승종) 김재천 사무국장은 27일 "이 총장께서 자진 사임을 했기 때문에 이사회의 결의 없이도 이사장 직권으로 수리가 가능하다"며 "지난 26일 이 총장의 사표가 수리됐다"고 밝혔다.
이는 현 이사장이 "24일 졸업식까지는 이필상 총장에게 총장직을 맡기고 그 이후 물러나게 했으면 좋겠다"고 한 발언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 이사장은 지난 15일 "이 총장의 체면을 살려주는 방향에서 24일 있을 졸업식 뒤에 물러나게 했으면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써 고려대 총장의 표절 논란은 표면적으로는 마무리 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26일부로 김호영 교무부총장이 총장직무대행에 임명됐다. 앞서 고려대 재단은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고 총장 사표를 수리할 예정이었으나 의결정족수 미달로 이사회 개최를 연기된 바 있다.
고려대 이사회는 오는 3월중 차기 이사회를 열고, 총장서리를 임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재천 사무국장은 "총장서리를 임명할 것인지 직무대행체제로 갈 것인지는 이사회가 열려봐야 안다"고 말했지만, 학내에서는 총장서리 체제로 갈 것이란 관측이 많다.
고려대 관계자는 "차기 이사회에서 총장서리를 임명해 6개월 이상은 총장서리 체제로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고려대 내에서 이러한 관측이 나오는 이유는 지난 2002년 6월 한승주 교수(현 고려대 명예교수)가 총장서리로 임명될 때와 상황이 비슷하기 때문. 당시 고려대 재단은 김정배 총장이 사임한 뒤 이사회를 열고, 한 교수를 총장서리로 임명했다.
이후 2003년 어윤대 교수가 신임 총장에 선임되기까지 약 8개월 동안 '한승주 총장서리체제'로 가면서 총장선출제도를 논의한 바 있다. 학내 구성원이 참여하는 '총장선출제도 개정위원회'를 구성해 현재의 총장선출제도를 만든 것.
이번에도 현승종 이사장이 임명제를 거론하며 총장선출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차기 이사회에서 총장 서리를 임명한 뒤 6~8개월 정도 제도개선을 논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총장 서리에는 김호영 총장직무대행을 포함, 전 총장 등 여러 교내 인사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