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의 거사이후 30년.

백제 25대 임금인 무령왕과 왕비가 묻힌 무령왕릉 발굴 30주년을 맞아 백제문화를 널리 알 리고, 우리 고대 문화에서 무령왕릉의 위치를 재조명하는 특별전과 국제학술대회가 마련된 다.

국립공주박물관은 오는 26일부터 내달 22일까지 박물관 상설전시실에서 '백제 사마왕-무령 왕릉발굴, 그후 30년의 발자취'라는 주제로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유물 가운데 선별한 1천여점과 같은 시기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의 대표적 유물 3백여점을 합쳐 1천3백여점을 비교·전시하며, 무령왕릉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재현한 영상 시뮬레이션도 선보인다.

전시회와 함께 무령왕릉에 대한 연구성과를 집대성하고 당시 동아시아 세계에서 차지하는 문화사적 위치를 재조명하는 국제학술대회가 내달 6일부터 7일까지 양일간 공주문예회관 대 강당에서 '무령왕과 동아시아 문화'라는 주제로 열린다.

학술대회는 이기동(동국대)·이남석(공주대)·오다 후지오(일본 후쿠오카대)·지동방(중국 북경대) 등이 주제발표를 하며, 박용진 충청매장문화재연구원장, 조유전 국립문화재연구소 장, 지건길 국립중앙박물관장, 윤홍로 문화재전문위원 등이 참여하는 좌담회도 마련된 다.

무령왕릉은 지난 71년 7월 공주 송산리 고분군의 배수로 공사를 하다가 1천4백여년만에 기 적적으로 발견되었다. 무덤의 주인공이 밝혀지지 않은 다른 유적과는 달리, 무덤에서 나온 지석에 의해 무령왕 부부를 합장한 왕릉임이 밝혀진 무령왕릉은, 2천여점의 유물이 출토돼 20세기 최대 최고의 발굴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당시 무령왕릉을 발굴했던 한국 고고학계의 거목인 고 김원룡 박사가 "천추의 한을 남긴 졸속 발굴이 되었다"고 토로할 정도로 하룻밤 사이에 발굴이 이뤄져 한국 고고학상 최 악의 발굴이라는 오점을 남기기도 했으며, 발굴에 걸맞는 연구성과도 미비한 실정.

공주박물관은 "특별전의 제목을 무령왕 대신에 지석에 나와 있는 대로 무령왕 생전의 이름 인 사마왕으로 정한 것은 백제문화의 복원과 계승을 위해서 우리 스스로가 좀더 분발해야겠 다는 자성의 뜻을 담고 있다"며 "내년 말에는 『무령왕릉 발굴 신보고서』를 발간할 예정" 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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