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기금 모금 시스템 구축· 감성마케팅 나서

경기불황 여파로 발전기금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학들이 숨어있는 소액 기부자를 발굴하기 위해 모금 시스템을 구축하고, 기부자의 감성을 파고드는 다양한 구애작전을 펴고 있다. 잠재 기부자 DB를 구축하고, 동문들의 내리사랑에 호소한 장학금 되돌려 주기 캠페인과 문화행사로 여론을 환기시키는 등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경희대는 이번 학기에 온라인 발전기금 모금 사이트인 ‘Future경희’를 오픈, 인터넷을 통한 기금 조성과 인맥관리 프로그램 가동에 들어갔다. 이 시스템은 모금 대상자를 인터넷에 친숙한 20·30대 젊은이들까지 확대하고 동문간 네트워킹을 강화하고자 도입한 것. 내년에 개교 50주년을 맞는 인하대는 지난달 발전기금 모금 관리시스템을 새로 오픈하고 장학금 수혜 동문 1천3백여명을 대상으로 ‘장학금 띠잇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인하대는 오는 28일부터 5월2일까지 ‘장서 1백만권 모으기 및 발전기금 모금’ 행사도 갖는다. 학창시절 장학금을 받은 동문 1만6천여명을 추적해 장학증서를 다시 만들어 발송한 영남대는 현재까지 4백70여명의 동문으로부터 2억3천만원의 장학금을 유치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영남대는 ‘장학금 되돌려 주기 운동’을 위해 전산화가 안된 50년대부터 80년대 장학생 명부를 일일이 수작업으로 입력하는 등 5개월간의 작업끝에 DB를 구축, 지속적인 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다. 건국대도 동문들의 참여를 유도하고자 전체 동문 중 1%인 1천2백명을 ‘발전기금모금 중앙위원’으로 선정, 총장 명의의 위촉장을 발송중이며, 중앙대는 올해 동문과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소득의 1%를 기부하는 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음악회나 전시회를 통한 문화마케팅도 잇따르고 있다. 고려대는 내달 1일 주한대사들과 30대 기업 대표, 고액기부자 등 VIP 5백쌍을 학교로 초청, 베토벤의 실내악 레퍼토리를 선사하는 무대를 마련한다. 이번 무대는 오는 2005년 개교 1백주년을 맞는 고려대가 백주년 기념사업을 대외적으로 알리고자 의욕적으로 시도한 ‘크림슨 마스터즈 콘서트 시리즈’의 첫 번째 행사. 고려대는 나아가 기업체와 해외대학의 기금 유치 정책을 벤치마킹해 동문, 일반인, 사회지도층 인사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모금운동을 벌일 방침이다. 국민대도 서예가 박일규 동문의 희수기념 작품전을 내달 개최한다. 국민대 설립자인 해공 신익희 선생과 윤보선 대통령의 글씨 등 소장품과 개인작품을 선보일 이번 전시회는 발전기금 마련을 위해 기획된 것. 국민대 홍보팀 장상수 차장은 “박일규 선생이 근현대사 주요 인물들의 작품을 학교에 기증해 전시회를 기획했는데, 자신의 작품을 팔아 기금을 내놓겠다는 뜻을 밝혀 기금 마련 전시회로 확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각 대학들이 발전기금을 유치하려고 전방위 공략에 나선 데는 외부 기금 유치가 대학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현실이지만 기부문화가 정착되지 못해 애를 먹고 있기 때문이다. 영남대 대외협력팀 이무석 팀장은 “기부금은 한번 내게 하는 것이 어렵지 기부자를 감동시켜 다시 기부를 받는 것은 가능하다”면서 “학교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켜 소액이라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발전기금협의회 김영찬 회장(중앙대 대외협력부장)은 “기금 조성 사업은 대학의 비전을 파는 것으로 우선 내부고객들에게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속적인 아이템 개발과 기부자 관리를 위해서는 학내 모금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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