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세기와 함께 하는 대학- (4) 통일후 대학교육 체제

통일은 민족의 염원이자 이 시대 우리의 지상 과제이다. 통일후 +대학교육의 과제는 체제 정비는 물론 교육과정 개편, 인적 구성원 재교육 그리고 재정지원과 전체 구성의 재구성이라는 복합적인 요소들을 지니고 있다. 더구나 통일후의 대학체제를 어떠한 방향에서 어떻게 변화를 시켜야 할지는 통일후 한 민족의 삶과 직결되는 민족적 과제이기도 하다.

남한과 북한의 교육과 교육체제는 서로 다른 정치.경제.사회체제 속에서 교류가 거의 단절된 가운데 반세기 동안 고착돼 이러한 이데올로기적 이질성과 상반된 체제를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교육이념, 제도, 교육과정, 교육행정조직과 재정 그리고 교사교 육에 이르기까지 '통일후 교육'으로 탈바꿈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통일후 사회와 교육체제의 변화

통일사회에 필요한 교육내용은 통일문제에 대한 지식과 이해를 기르는 과제, 통일 주체로서의 책임감 과 역할 인식을 고취하는 과제, 그리고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개개인의 통일에 대한 합리적인 사고와 논의 태도 및 규범을 습득케 하고 이를 바탕으로 통일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과 태도를 형성해 나가는 과제를 포함한다. 통일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교육적 특성은 '이데올로기 정화 교육', '통일문화교육', '통일경제교육', '통일교사교육'을 통한 민족의 공존공영, 민족사회의 동질화, 민족공동 생활권의 형성에 필요한 시민정신 함양에 초점을 맞춰야 하며 그 궁극적 목표는 사회, 문화, 경제적 민족 공동체를 실 현하는 데 둬야 할 것이다.

통일후 대학체제의 변화 전망은 분단 이후 남·북한 대학교육의 이질성을 극복하는 문제이므로 남· 북한 대학교육의 이질성이 통일이후 통일 한국의 대학교육 체제의 변화와 어떠한 연관이 있으며, 어 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남한의 대학교육 이념은 자유민주주의 교육철학에 기초하고 있으나 북한의 대학교육 이념은 본질적으로 사회주의, 공산주의 주체사상에 토대를 두고 있다. 대학교육의 주체에 있어서도 남한은 형식적 제도적 주체와 실질적 운영적 주체로 구분될 수 있는 다원화와 분권화를 그 특징으로 하고 있다. 반면 북한의 경우는 조선노동당으로 단일화 집권화돼 당이 제도적 형식적 주체이자 운영적 주체의 역 할을 수행한다 볼 수 있다.

따라서 통일후 대학체제의 변화는 남.북한 대학이념의 차이, 대학교육의 주체가 누구인가에 따른 특성 등을 감안한 체제의 변화를 그 전제로 해야 한다. 이와함께 학제의 이질성을 감안해 통일이후 대학교 육의 학제, 대학교육 이념차이에서 비롯된 갈등, 학생과 교사의 이동, +남.북한 대학간의 질적인 차이, 사립대학으로의 전환과 관련된 과제 등을 종합적으로 다뤄야 한다.

통일후 대학체제 변화의 과제

통일 한국의 대학체제 변화의 과제는 통일을 완성하는 기본 골격과 관련돼 있다. 따라서 상대방의 교육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려는 노력의 일환으로서 통일교육과 +교육협력과 교류, 그리고 통일 후의 교육체제에 관한 연구나 계획 등을 꾸준히 전개해야 한다. 이러한 과제들은 △남.북한 대학교육의 이 질성 완화와 동질성 강화 △통일 국가의 교육이념 구현 △남북한 차원에서의 교육의 지역간 불균형 완화 △남·북 간 학생과 교직원 이동의 조정 △대학교육의 질적 수월성 제고 등으로 집약될 수 있 다.

남.북한 분단 체제하에서의 '대응식 통일교육' 체제나 '체제 경쟁적 통일교육' 체제를 재구조화 하는데 수반되는 많은 과제들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예컨대 집단과 기관, 의식과 관련된 지식, 북한주민을 자극하지 않는 배려 그리고 체제 우월적 경쟁 위주의 교육체제로부터 체제 통합적 교육체제로 전환하는 등의 통합을 위한 배제요소 등이 주요한 통일 후 대학교육의 과제가 될 수 있다. 또한 통일 후 대학 교육 체제 변화의 근본은 두 개의 이질적 체제를 가진 동일 민족이라는 민족적 차원의 통일형 민족교 육론에 기초한 체제를 그 전제로 해야 할 것이다.

통일 후 대학교육 체제 개편은 한민족 공동체 통일을 전제로 하고 자유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체제를 근간으로 하되 남.북한 교육체제의 장점을 신장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 돼야 한다. 이와 함께 획 일적이고 중앙집권적인 체제보다는 21세기를 준비하는 신시민을 양성할 수 있는 다양성, 평등성, 개방성을 근간으로 하는 효율적인 체제가 그 기본방향이 될 것이다.

통일후 대학체제 특성 방안

통일 후 대학체제의 특성은 대학교육의 이념과 목표에 있어서는 +△자유주의와 대중교육의 특성 △ 다 양화, 특성화, 역할 분화를 전제로 하는 다원주의 특성 △자율화와 경쟁을 전제로 대학 주체가 다양화 돼야 하는 지역특성화 △특성화와 특수교육과 보편적 교육의 조화 등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통일후 대학체제의 특성을 열거해보면 우선 기존의 엘리트 중심과 성인교육 중심 교육으 로의 이원화 차원에서 대중교육 차원으로의 개편돼야 하며,대학재정자립을 위한 국.공립 이외의 사립 화적 특성으로 개편돼야 한다. 또한 대학 유형의 다양성과 조화를 전제로 한 특성화와 대학교육여건을 감안한 학과와 교육과정, 학위제도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교육자치제도 신장에 부합되는 체 제와 효율적인 행정체제, 평생교육과 재교육을 강화할 수 있는 체제, +열린교육 체제, 교육과정운영에있어서의 다원성의 제고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대학교육정책은 북한에 대한 특별한 관리와 지원을 그 전제로 하고 '교육 통일'의 차원에서 이 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통일 대학교육 정책을 총괄하는 차원이 돼야 한다. 기본적인 정책방향을 보면 점진적 적응유도와 지역교육 특성화 정책을 고려해야 하며, 교육지도자 양성과 재교육을 위한 정책수 립, 기존대학체제의 재편을 위한 장.단기 정책의 구체화, 체제 변화에 +따른 교육과정중심의 정책수립, 그리고 통일후 대학입학정책의 재수립 및 대학평생교육의 활성화 등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참고로 통일후 구동독 지역의 교육문제와 대책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즉, 통일독일에서 나타난 교육 지원 체제의 낙후, 교육과정의 문제, 연구와 교육의 질적 수준의 저 하, 교원 등 교육종사자들의 편향된 이데올로기 의식, 학부모들의 요구에 대응하지 못하는 학교제도, 새로운 정치·경제·사회질서에 대한 부적응과 불만 등은 우리의 통일후 대학체제의 변화를 위한 정 책수립에서 고려돼야 할 점이다.

이와함께 분단과정에서 고착된 남.북한 교육의 문제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북한교육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남한에 대한 비타협적인 인식과 획일적인 정치사상교육의 지향, 김일성 부자에 대한 개인 숭배적 차원의 교육 그리고 집단교육의 형태 등에서 파생되는 문제 등을 배제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 하다. 따라서 통일후 대학체제 변화를 위한 교육통합의 정책은 +통일전까지는 흡수통합적 대학체제를 위한 정책을 염두에 두되 남과 북의 두개의 교육체제를 인정하고 두 +교육체제 사이에 가능한 교류의 체제를 제도적으로 준비하는 기본원리를 설정할 필요가 있고 통일후에는 표준대학교육체제를 설정하는 단계적 접근이 현실적으로 요구된다 하겠다.

통일후 대학체제 변화 방향

통일국가의 대학체제 변화의 전제는 통일국가체제, 정보화사회체제, +그리고 세계시민사회체제를 근간으로 하는 체제 변화가 바람직하다. 통일후 대학체제의 변화 방향을 +커다란 테두리 차원에서 열거 정 리해 다음과 같이 집약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남북한 현실을 감안한 '전략적 이원체제'가 바람직하다. 이 체제는 한시적으로 전략적 운영이 불 가피하고 대학체제도 이러한 큰 틀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열악한 교육환경과 설치학과, 구조 등을 감안해 시설, 프로그램, 인적자원, 재원 등을 공유하거나 필요에 따라 협력하는 '지역적 통합체제'가 돼야 한다. 셋째, '거점중심체제'가 바람직하다. 이 제도는 특성화와 다양화 그리고 지역중심대학 발 전을 위해 통일후에는 더욱 필요한 제도라 여겨진다. 넷째, 이데올로기에 영향을 더 받는 계열이나 학과와 그렇지 않은 부분으로 나눠 체제를 정비하는 '이원계열체제'가 +고려돼야 한다.

다섯째, 남북 한간의 학생과 교수의 대이동과 재교육이 필요한 것을 감안해 교육 이동이 수월하고 학습자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학습자중심체제'가 바람직하다. 여섯째, 통일직후 그리고 통일이 완성돼 가는 과정에 서 필요에 따라서는 한 지역의 특성과 여건을 고려해 북한 전체 지역이나 어느 특정지역에서 '한시적 대학교육특구체제'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 일곱째, 지역이나 프로그램의 특성 여건 등을 고려할 때 정 보화 시대에 부응하고 교육재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가상대학체제'로의 적극적인 전환도 고려돼야 한다.

통일은 분명 언젠가 현실로 다가올 것이기 때문에 사회환경의 변화와 노력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전 제로 가장 바람직한 통일 대학체제의 정립을 하는 일은 우리의 중요한 과제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통 일후 대학체제의 변화는 통일한국의 교육체제, 세계적 관점의 통일대학 체제, 그리고 21세기에 부합되 는 대학체제로의 틀을 구축해야 하는 과제로 인식돼야 할 것이다.

<정리=조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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