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쿄여자대학, 명칭 남긴 채 남학생 선발

최근 우리나라 여자대학들 중 일부 대학이 학생 부족 등을 이유로 남녀공학 전환을 논의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여자대학이 명칭은 '여자대학'으로 남긴 채 남학생을 제한적으로 선발하겠다고 발표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요미우리 신문은 아이치현 오부시에 위치한 주쿄여자대학이 '여자대학' 명칭을 그대로 유지한 채 2008학년도부터 일부 학부에서 남학생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고 지난 4일자 신문에서 보도했다. 이 대학은 인문학부에서 제한적으로 남학생을 선발하기로 결정하고 '입학자는 여성으로 한정한다'는 학칙을 최근 변경했다. 또 이 대학은 향후 추세를 살피면서 남학생 선발 전공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일본 여자대학 중에서도 남녀공학으로 전환하고 이름을 바꾼 대학들은 있지만 '여자대학' 명칭을 유지하면서 남학생을 선발하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 전통적으로 고수해온 '여자대학'의 명칭을 사용해 학풍을 이어가는 한편 일부 학부에서만 남학생을 선발하면서 남녀공학 완전전환을 검토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국내 4년제 여자대학 중 현재 상명대, 신라대 등이 남녀공학으로 전환한 이후 공학으로의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곳은 없다. 하지만 일부 대학이 '대학 개혁'의 일환으로 남녀공학 전환을 꾸준히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영국도 비슷한 상황. 영국의 더햄대학의 세인트 메리 컬리지는 2005년, 1백6년만에 남학생을 선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영국의 경우 여자대학의 수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어 1960년대 여자대학 수의 절반도 채 남지 않은 상태다. '여성들만의 배움터'였던 전 세계의 여대들이 구조개혁 요구에 따라 전통적인 금남원칙을 깨고 남녀공학 종합대학으로 점차 탈바꿈하고 있다. '전통'보다 대학으로서의 '생존'을 선택한 이들 대학들의 전략 성공 여부는 내년도 신입생 선발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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