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개발원, 95개교 대상 설문조사 결과

대규모 대학일수록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외국인 유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방대가 높았다.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대가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는 현실을 엿볼 수 있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교육인적자원부의 의뢰를 받아 지난해 12월부터 한 달 간 전국 4년제 대학 95개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다. 분석 결과,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대한 국내 대학의 관심은 높았다. 유학생 모집 활동을 하고 있지 않는 대학은 10개 대학(10.5%)에 불과했다. 특히 학생 수가 많은 대규모 대학일수록 외국인 학생 모집에 더 적극적이었다. 학생 수 2만명 이상인 17개 대학은 모두 외국인 학생 모집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답했다. 1만~2만명 규모의 대학도 92.5%가 유학생 유치에 나서고 있었지만, 5천~1만명 87.5%, 5천명 미만 77.3% 등 규모가 작아질수록 그 비율도 낮아졌다. 서울과 지역 소재 대학들에 비해 경기지역 대학들이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것도 흥미롭다. 서울과 지역의 경우 유학생 유치 노력을 하는 비율이 각각 89.5%(19개교 중 17개교), 92.2%(64개교 중 59개교)인데 비해 경기지역은 75%(12개교 중 9개교)에 그쳤다. 교육개발원 이병식 부연구위원은 “서울지역, 대규모 대학일수록 외국 학생들의 선호도도 높고, 재정적 여력이 많은 측면이 있다”며 “지방 사립대가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경기지역 대학들이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것도 아직 다른 지역에 비해 학생 모집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지방대의 경우 외국인 유학생이 학부생 가운데 차지하는 비율(정원 외 포함)이 서울·경기지역보다 훨씬 높아 이 같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체 평균이 2.1%인데 비해 지방대는 2.8%로, 서울(0.8%) 경기(0.6%) 지역에 비해 높게 나왔다. 향후 5년 후 적정 비율에 대해서도 지방대는 6.9명이라고 답했는데 경기지역은 3.8%(서울 6.0%)였다. 국·공립과 사립의 차이도 도드라져, 외국인 유학생 비율은 사립대가 2.5%로 국립대 0.4%보다 높았다. 향후 5년 후 적정 비율도 사립대 7.1% 대 국·공립대 3.3%로 차이가 컸다. 이러한 차이는 모집방식에도 이어진다. 유학생 모집 방식을 복수응답으로 물은 결과, 95개교 가운데 29개 대학이 에이전트 기관을 통해 학생을 모집한다고 응답했는데, 사립대(27곳)가 국립대(2곳)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방(64곳 중 22곳)과 경기지역(12곳 중 4곳)이 서울(19곳 중 3곳) 소재 대학에 비해 에이전트 기관을 활용하는 비율이 더 높은 것도 특징이다. 한편, 외국인 유학생 유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병식 부연구위원은 “외국인 유학생을 늘리기 위해서 대학들은 유학생 비자 발급 절차를 개선하고 대학의 외국인 학생 기록과 출입국관리소가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중국, 동남아 등 경제적으로 뒤떨어진 지역의 유학생들에게 한국 유학 비자발급 요건으로 1만 달러의 은행잔고증명을 요구해 사실상 한국 유학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대학들은 이밖에도 노동허가 요건 완화와 기숙사 제공, 대학에 대한 해외 홍보를 정부 차원에서 지원해 줄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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