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국립대 1곳 선정..해당 대학들 '신경전'

의·치의학 전문대학원에 이어 한의학전문대학원이 2008년 지방 국립대 한 곳에 설립된다. 벌써부터 유치를 위한 대학 간 신경전이 치열한 가운데 일부 대학은 ‘의대가 있는 국립대’로 한정한 설립조건을 풀어야 한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의대 있는 지방국립대 중 1곳 선정= 교육인적자원부와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30일 한의학 연구와 의료기술개발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지방 1개 국립대에 한의학전문대학원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한의학전문대학원은 양·한방 협진체제 구축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의과대학이 있는 국립대로 신청자격을 제한했다. 입학정원은 50명이며 4년제 대학 졸업자와 한의과대학 의·치의학전문대학원(원) 졸업생 등을 대상으로 신입생을 뽑아 4년 석사과정으로 운영하는 ‘4+4’체제이다. 정부는 조만간 한의학전문대학원 선정 계획을 공고, 10월 중순 1개 대학을 선정한다. 한의학전문대학원은 2007년 하반기에 첫 신입생을 모집해 2008년 3월 개교할 예정이다. 한의학전문대학원 졸업자에게는 한의사 면허시험 응시자격이 주어진다. 이들은 한방전문의 수련과정을 거쳐 한방전문의가 되거나 박사학위 과정을 통해 한의학연구자의 길을 걸을 수 있다. 입학정원 50명은 현재 한의대가 설치돼 있는 11개 사립대 중 입학정원이 80명이 넘는 5개 사립대의 한의대 입학정원을 각각 10%씩 줄여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유치 경쟁 달아올라= 정부가 한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을 발표함에 따라 한의대 설립을 추진해 온 지방 국립대들의 유치 경쟁도 한층 치열하다. 강원대 경상대 전남대가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충남대와 경북대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강원대는 최현섭 총장을 위원장으로 한의학전문대학원 유치위원회를 구성했다. 올초 삼척대와 통합한 강원대는 옛 삼척대가 사양산업인 석탄사업을 대체할 사업으로 한방보건복지 특성화를 내걸고 산업자원부로부터 1,200억원을 이미 지원받아 캠퍼스를 조성하고 있어 탄력을 받고 있다. 경상대도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 경상대는 96년 국립대 중 가장 먼저 교육부에 한의대 유치를 신청했다. 진주시, 산청군과 함께 이미 유치위원회를 구성, 가동중이다. 산청군은 ‘전통한방휴양관광지’ 조성 차원에서 경상대가 한의대를 유치할 경우 부지 9만여평을 무상 제공한다는 계획을 전달했다. 전남대는 여수대를 통합하면서 여수에 한의대를 설치키로 한 약속에 따라 이미 오래전부터 태스크포스팀을 가동중이다. 교육부가 여수에 한의대를 설립해 주기로 약속했으나 이제와 딴소리를 하고 있다고 불만이다. 충남대는 두 달 전 ‘한의학전문대학원 설립 추진위원회’를 만들었다. 경북대도 최근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유치전에 가세했다. ◇자격 제한에 일부대학 ‘발끈’= 정부가 한의학전문대학원 설립요건을 ‘의대가 있는 지방 국립대’로 제한하자 의대가 없는 지방 국립대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의대 보유’ 자격기준을 풀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10년 전부터 한의대 설립을 추진해온 안동대의 이종길 기획처장은 “교육부가 아무런 통보나 설명 없이 신청자격을 임의로 변경한 것은 잘못됐다”며 “모든 국립대에 동등한 기회를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창원대 역시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천우 기획협력처장은 “한의학 벤치마킹을 위해 중국 대학을 방문, 협약을 체결하는 등 준비를 해왔는데 제출도 못하게 됐다”고 허탈해했다. 문석식 공주대 기획연구처장은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기존에 의대가 설치된 대학들은 이미 정부의 혜택을 받는 대학인데 한의학전문대학원 설치도 이들에 한정한다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부경대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부경대는 지난 96년 통합 이후부터 꾸준히 한의대 신설을 준비해왔다. 김동준 기획처장은 “해양자원개발과 한의학을 접목시켜 특성화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었는데 타격이 아닐 수 없다”며 “내부적으로 논의해 대응하겠지만 지금까지 준비했던 ‘한약재개발연구소’를 통해 최소한의 한의학과 설립 계획이라도 계속해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의협)를 중심으로 한 의사단체들도 한의학전문대학원 설치에 반대하고 있어 앞으로 설립을 둘러싸고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UNN뉴스팀(news@unn.net)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