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대 총장 고교 직접 방문하고 '1사1촌 운동'까지

수능시험이 끝나면서 대학가에 우수 학생 '모시기'(?) 비상이 걸렸다. 이미 고교 졸업생과 재수생 등을 합친 수 보다 대학 정원이 많아지면서 대학가에 학생 유치전쟁이 뜨겁다. 학생 유치전은 서울 등 수도권 소재 대학에 비해 학생 충원율(입학정원대비 실제 입학생 비율)이 떨어지는 지방에서 한층 가열차다. 일부 지방대의 경우 총장이 직접 고등학교 설명회에 참여하고, 기업의 '1사1촌 자매결연제도'와 유사한 유치방안을 시행하거나 취업에 유리한 학과를 신설하는 등 기민한 대응도 눈길을 끌고 있다. 23일 대학가에 따르면, 영남대는 다음달 8일까지 대구·경북지역 수험생 2만2,000여명과 진학지도 교사 700여명을 캠퍼스로 초청해 입시설명회를 갖는다. 같은 기간 우동기 총장과 보직 교수들은 틈나는 대로 대구·경북은 물론, 울산과 경남지역의 80여개 고교를 직접 찾아 입시설명회를 겸한 대학 홍보활동에 나선다. 교수들은 포항 대동고 등 32개교를 찾아 고3 수험생을 대상으로 예비대학생으로서의 인성과 가치관에 대한 교양 특강도 가질 예정이다. 대구대는 다음달 12일까지 대구·경북지역 115개 고교의 학생과 교사 등 3만4,000여명을 캠퍼스로 초청해 입시설명회를 겸한 1일 개방대학을 운영한다. 이용두 총장은 내달 1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울산지역 30개 고교 학생과 교사 6,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입학설명회에 참석하며 학생 유치전에 나선다. 이 총장은 경북 북부지역 20여개 고교를 방문하는 입학설명회에도 가급적 참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변정환 대구한의대 총장은 오는 29일 영남고 특강을 시작으로 우수 신입생 유치에 직접 뛰어든다. 대구한의대는 학생들이 대학 캠퍼스까지 오는 수고를 덜어준다는 뜻으로 교수들이 다음달 20일까지 영남권 189개 고교를 방문, '고교방문 대학설명회'를 연다. 교수들의 '수험생 대상 특강'도 병행한다. 대구가톨릭대는 다음달 4일까지 대구지역 67개 고교 학생 2만3,000명을 캠퍼스로 초청해 입학설명회를 열기로 했다. 또 27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포항 등 경북과 울산 6개 지역 75개 고교 고3 담임교사 700여명을 대상으로 입학설명회를 개최한다. 울산지역 설명회에는 서경돈 총장이 직접 참석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경북대는 다음달 1일까지 대강당에서 대구지역 58개 고교 2만여명을 대상으로 입시설명회를 연다. 수도권 대학을 선호하는 우수학생들에게 대학의 강점을 집중 홍보함으로써 우수 신입생을 유치한다는 전략이다. 계명대는 22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대구·경북지역 86개 고교 학생 3만여명과 교사 1천여명을 성서캠퍼스로 초청해 입시설명회를 갖는다. 특히 오는 24일 성서캠퍼스 중회의실에서 올해 첫 모집에 들어가는 국제대학인 KIC에 대한 별도의 입시설명회를 계획하고 있다. 전주대(총장 이남식)의 '지역혁신지원단' 제도는 포스코 등 대기업 등이 인근 지역 마을 등과 맺는 '1사1촌 자매결연'운동과 유사하다. 다소 우회적 학생유치 방안이지만 장기적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면서 대학가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제도는 전주대의 전임교수 330명을 인근 14개 시,군 자치단체에 팀을 이뤄 파견, 평상시 지역 주민과 유대 관계 강화를 통해 우수 학생을 유치한다는 내용이다. 실제 전주대의 이같은 노력은 지역내 타 대학에 비해 양호한 학생충원율이라는 결실로 나타나고 있다. 전주대가 소재하는 전남북/광주지역에는 총 80여개(전북 21개 포함)의 대학이 들어서 있어 대표적인 대학과밀지구로 꼽히고 있다. 인근 우석대, 서남대, 호남장신대 등에 비해 전주대의 학생충원율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다. 전주대 관계자는 "올초 지역혁신지원단 제도를 첫 도입해 시행함으로써 지역주민과 유대관계를 굳건히 하고 있다"며 "조만간 800여명의 교직원을 인근 자치 시군에 추가 파견하는 형식으로 지역혁신지원단 제도를 강화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 이 지역의 또다른 대표사학인 조선대는 우수 학생유치를 위해 지난 2000년부터 고교생 캠퍼스 투어를 실시하고 있다. 광주 전남북지역 32개 고교 학생과 학부모 6,000여명이상을 캠퍼스로 초대해 교내 중앙도서관, 장미원, 공학관 등 주요 시설과 대강당에서 홍보영상물 등을 보여준다. 특히 참가자들은 교내외 유명인사들이 진행하는 레크레이션 등도 즐기게 된다. 조선대 관계자는 "학생과 학부모의 호응도가 높아 매년 참여고교생수를 늘려가고 있다"며 "올해의 경우 신청자수가 2만명이 넘었으나 예산상 참가자를 6,000여명으로 제한했다"고 전했다. 조선대는 '고교생 캠퍼스 투어'와 함께 고교 교장·진학부장· 교사 등을 초청하는 '진학부장 초청간담회'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조선대는 진학부장 간담회를 학생모집 방법 등 입시제도에 대한 고교측 제안을 수렴하는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신입생 충원을 위해 취업에 유리한 학과를 신설하거나 학과명을 바꾸는 경우도 있다. 호원대(총장 강희성)는 국방기술학부(정원 80명)와 외식산업경영학과(30명)를 올해 각각 신설하는 대신 취업률이 낮은 아동복지학과를 폐지했다. 또 관광레저학과를 호텔관광학부로 명칭을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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