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서열화 문제제기에 자료 없이 발표키로

고려대가 '수능합격 안정권' 점수를 홈페이지에 공개하려던 방침에서 한발 물러나, 고교 입학설명회에 참석한 수험생들에게만 공개하기로 했다. 박유성 고려대 입학처장은 16일 "합격자 중 상위부터 75%에 해당하는 '합격 안정권' 점수를 고려대 홈페이지에 공개해 수험생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려 했으나, 대학 서열화라는 문제제기가 불거져 방향을 바꾸었다"며 "각 고등학교를 찾아가 진행하는 입학설명회에서만 자료 배포 없이 발표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박 처장은 지난 15일 "합격권 수능 점수를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대학별·학과별 서열화를 부추긴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 박 처장은 "학생들에게 보다 정확한 정보를 주기 위해 생각했던 것일 뿐 대학 서열화 문제 제기와 같은 부작용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라며 "학원가에 이미 점수가 공개돼 대학간 서열화는 이뤄진 상태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박 처장은 고교 입학설명회에서 "대학 취업률, 영어강의 비율, 장학금 규모 등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제공하겠다"며 "해당 고교 졸업생 중 고려대 입학생들의 점수를 분석한 정보도 학생들에게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학생들은 이를 통해 자신의 선배들이 어떤 수준의 수능 점수를 받았는지, 내신은 어느 정도인지 보다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박처장은 "국내 고교를 나온 학생들이 치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교육부로부터 '재고요청'을 받은 '글로벌 KU 전형'에 대해서는 "교육부의 입장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학생부 중시' 전형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수능 우선선발로 뽑는 학생 외에는 내신의 실제 반영비율을 대폭 올리겠다"며 "반영 비율에 대해서는 나중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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