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 식사 통해 총장사퇴 심경 토로

논문 표절 논란으로 자진 사임한 이필상 고려대 총장이 졸업식 식사(式辭)를 통해 "고려대에 대한 사랑과 열정 때문에 사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24일 오전 교내 화정체육관에서 열리는 졸업식을 앞두고, 23일 미리 배포한 식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학교가 더 이상의 갈등과 혼란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총장직 사임의사를 밝혔다"며 "본인이 총장이 되려고 한 것, 총장직을 지켜내려 한 것, 그리고 끝내 사임하기로 결심한 것이 모두 고대에 대한 저의 사랑과 열정 때문이었음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근자에 학내에서 벌어진 논란으로 인해 고려대 전통에 균열이 생기고 대외적 위신이 실추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의 이 어려움은 학내 구성원들의 이해와 화합을 통해 반드시 슬기롭게 극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고려대의 향후 과제와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고려대는 개교 100주년을 계기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고, 그동안 거둔 성과는 국내외 평가기관을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고려대는 내실을 튼튼히 해야 하고 계열간, 캠퍼스간 균형적인 발전을 해야 하는 등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그는 "과거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획기적인 투자로 명실공히 선도적 지식을 생산하고 수출하는 세계명문으로 다시 태어나는데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졸업생들에게 의미 있는 당부의 말도 남겼다. 그는 "여러분이 이루고자 하는 바가 냉혹한 현실에 부딪혀 좌절되고, 부조리한 상황에 처해 신념이 흔들리기도 할 것"이라며 "그러나 역경 속에서도 곧고 바른 마음을 끝까지 지키고, 스스로에 대한 신뢰를 놓지 않는다면 여러분은 소망한 바를 반드시 이룰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 총장은 지난 15일 사퇴의사를 밝혔지만, 23일로 예정됐던 이사회가 3월로 연기되면서, 아직 공식적으로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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