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모집 최대 50%까지 수능만으로 선발…수시선 내신 비중 강화

고려대에 이어 연세대, 중앙대, 한양대 등 서울지역 사립대가 잇달아 2008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주요계획을 발표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만으로 신입생을 뽑는 ‘우선 선발 전형’을 확대하고, 학교생활기록부 중심으로 뽑는 학업우수자 전형을 신설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그러나 학생 선택권의 다양화냐 특목고 우대 정책이냐를 놓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정시 50% 수능으로만 선발 등급제 도입으로 변별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올해도 서울지역 주요 사립대 입시에서는 수능이 가장 중요한 전형요소이다. 정시모집에서 수능 성적만으로 뽑는 ‘우선 선발 제도’가 확대됐다. 대신, 과목별 등급을 대학 자체 기준으로 점수화해 반영한다. 건국대는 서울캠퍼스 전체 정원의 32%를 수능으로 선발한다. 1,279명을 선발하는 정시 ‘다’군은 수능만으로 뽑겠다고 밝혔다. 서강대는 정원의 40%를 뽑는 정시모집 일반전형에서 지난해와 같이 30% 내외(전체의 12~13%)를 수능 성적만으로 뽑는다. 성균관대는 지금까지 인문계에만 적용하던 수능 100% 반영 우선선발 전형을 자연계열까지 확대했다. 정시모집정원의 50%(680명)를 수능 성적만으로 우선 선발한다. 숙명여대는 수능 100%로 선발하는 정시 ‘다’군 모집인원을 지난해 105명에서 382명으로 대폭 늘렸다. 연세대는 정시모집에서 의예과와 치의예과, 예체능계를 제외한 모든 모집단위에서 수능 성적만으로 50%를 우선 선발한다. 연세대는 또 전체 모집정원의 30%를 뽑는 수시모집 일반우수자전형에서도 모집인원의 50%를 수능 성적 우수자 가운데 우선 선발하기로 했다. 반면, 동국대는 수능 성적만으로 선발하던 정시 ‘가’군 전형을 대폭 수정해 올해부터 학생부 50%, 수능 50%를 반영하기로 했다. ◆수시 일부는 내신으로만 뽑아 학생부 비중을 50%이상으로 높여달라는 교육부 요청에 따라 서울 주요 사립대는 수시모집에서 내신 성적의 반영 비율을 높였다. 학생부 중심의 전형도 신설했다. 성균관대는 605명을 모집하는 수시2-1학기 학업우수자전형의 50% 가량을 학생부만 반영해 뽑는다. 이 전형은 수능 최저학력 기준도 적용하지 않는다. 이화여대도 300명을 모집하는 수시 학업능력 우수자전형Ⅱ에서 학생부 90%와 학업계획서 10%를 반영하리고 했다. 수능 최저학력 기준은 적용한다. 서강대·연세대·한양대 등 나머지 서울 사립대도 수시모집에서 학생부 중심으로 뽑는 교과 성적 우수자 전형을 신설했다. 1단계에서 학생부만으로 모집정원의 2~5배를 가려내는 데 활용하거나 면접·논술 등 다른 전형요소와 합산해서 반영하는 방식이다. 논술의 비중은 예상보다 높지 않지만 인문·자연계열 모두 논술을 보는 대학들이 늘어났다. 고교 교육 정상화 차원에서 대부분 수시1학기 모집을 폐지하고 이 인원을 수시2학기에 합해서 뽑기로 해 수시모집 인원이 전체의 50~60%로 확대됐다. ◆‘수능 우선 선발’ 찬반 엇갈려 수능이나 내신 중 어느 하나만 성적이 좋아도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전형방식이 확대된 것이 2008대입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재용 연세대 입학처장은 “교과성적이 우수하거나 심층면접이나 논술 실력이 우수해도 합격할 수 있다”며 “다양한 전형을 통해 다양한 인재를 선발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수능 우선 선발 제도’의 확대에 대해 학부모 단체와 일부 고교에서는 ‘특목고 특혜’ ‘내신 중심 방침 역행’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김현옥 참교육학부모회 정책위원장은 “수능을 중시하고 내신 비중을 낮추겠다는 것은 특목고 졸업생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 경신고의 한 교사는 “내신을 중시하고 학교 수업에 충실해 결과적으로 사교육을 없애자는 게 교육부 방향인데, 대학들의 ‘수능 중시’ 움직임은 이런 교육부 방침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라며 “그동안 내신만으로도 갈 수 있었던 수시에서도 수능이 반영됐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박경미 이화여대 입학처장은 “입시는 결국 학생부, 수능, 논술 중 어느 요소를 강화해 반영하느냐의 문제”라며 “모든 걸 다 잘하는 학생이 아닌 특정부분에 강한 학생이라도 자신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입학처장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박제남 인하대 입학처장은 “수시에서는 내신과 논술을 준비하고, 정시에서는 수능을 준비할 수 있다”며 “대학들이 교육부 입장을 받아들여 학생부로만 뽑는 전형을 마련했고, 수험생들의 입장을 고려해 세 가지 다 준비하지 않아도 되는 전형계획을 마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권영건 안동대 총장)는 오는 21일 전국 4년제 대학들의 2008대입 주요계획을 모아 발표할 예정이다. 권형진·신하영·김봉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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