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적 국제화 방안 두고 대학들 ‘장고(長考)’

최근 대학가의 화두는 단연 국제화. 대학들이 나름의 국제화 전략 마련에 부심하는 가운데, 최근 연세대·이화여대·성균관대 등이 앞서가는 국제화 방안을 선보여 이목을 끌고 있다. ◆‘기본’에 충실한 연세대=연세대(총장 정창영)는 국제화에 한 발 앞서 가고 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2005년 설립된 영어전용 단과대학 ‘언더우드국제대학(UIC·Underwood International College)’와 현재 건설을 추진 중인 송도국제화복합단지(이하 송도캠)가 양 날개이다. 영어전용 단과대학인 UIC는 세계적 주간지인‘뉴스위크(Newsweek)’ 2월호에 소개되며 집중 조명을 받았다. UIC의 강점은 ▲삼성·LG 등 대기업이 출연하는 산학협력 장학금 ▲높은 연봉 제공을 통해 각국 우수 학생과 교수진을 유치한 데 있다. UIC 재학생들의 SAT와 TOEFL 점수는 아이비리그 상위권 대학과 맞먹는다. 도널드 존스턴 OECD 총장과 노벨화학상 수상자 뷔트리히 박사를 석좌교수로 초빙하는 등 수업 질도 매우 높다. 인바운드 국제화의 핵심거점을 목표로 건설 중인 송도캠퍼스사업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송도캠퍼스에 ‘UC버클리 동아시아 교육기지’를 유치하는 성과를 냈다. 파주에 글로벌 캠퍼스 건립을 추진중인 서강대·이화여대의 해외 명문대 유치가 아직까지는 밑그림 수준인 것과 대비된다. ◆‘거점집중형’ 이화여대=이화여대(총장 이배용)는 최근 발표한 ‘글로벌 이화(GE) 2010’을 통해 ‘적극적 국제화’로의 변화를 역설했다. ▲해외 거점 종합지원센터 구축 ▲스크랜튼 대학 신설 ▲파주 글로벌 교육·연구 복합단지 건설이 주요내용. 핵심 거점을 설정, 집중육성하는 전략이 눈에 띈다. 이화여대 김효근 국제교류처장은 “뉴욕·베이징·유럽 등에 해외 거점 종합지원센터를 구축, 파견 학사지도교수로 하여금 교류학생제도·어학연수 등 다양한 경로로 해외에 나온 학생들을 집중지원할 계획”이라며 “향후 종합지원센터가 안정화 되고, 강의 개설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면 ‘해외 거점 캠퍼스’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생들의 교육 국제화 인프라에 투자, 아웃바운드 국제화의 효과를 극대화 한다는 생각이다. 스크랜튼 대학과 파주 글로벌 교육·연구 복합단지는 연세대의 UIC·송도캠퍼스와 ‘닮은꼴’. 성공의 관건은 우수학생·교수와 해외 유수 대학을 유치할 수 있는 인센티브 제공과 맞춤형 교육 커리큘럼 마련에 달려있다. 이를 위해 국내외 석학들을 교수진으로 영입해 이화학술원을 설립하고, ‘EGPP(이화 글로벌 파트너십 프로그램)’를 운영, 해외 16개국 우수학생을 유치하는 등 다각적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Search & Recruit’ 원칙 성균관대=성균관대(총장 서정돈)는 경영대학원·과학기술원·중국대학원·동아시아학술원에 외국인 학장(Dean)을 영입해 ▲외국 교수·학생 유치 ▲글로벌 교육여건 마련에 앞장서고 있다. 외국 선진대학의 교육체제와 인사시스템을 활용한 ‘개혁 성과’를 토대로, 외국인 학장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우수 외국 교원·학생을 직접 접촉·선발하는 공격적 국제화가 가능하다. 성균관대 배재현 교원인사팀장은 “단지 외국인 학장이 있다는 것만으로 성과가 보장되지는 않는다”며 “운영시스템의 전면적 변화와 우수자원을 먼저 찾아나서는 ‘Search & Recruit’ 방식이 효과를 발휘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경영대학원의 경우 MIT의 교육체제·인사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왔고, 학장은 교수 스카우트와 학생 면접을 위해 직접 외국에 나가 발로 뛰고 있다. 경영대학원 조철연 주임은 “외국 우수학생 유치를 위해서는 비자 문제 등 제도적 보완이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육부의 현 시스템은 학생 선발시 국내 학생에게는 엄격한 평가기준을 적용하는 반면 외국 학생들에게는 그렇지 않다는 것. 질 높은 외국 학생을 유치하려면 일정한 평가기준을 확립하고, 대학을 지원하는 세부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결과적으로 대학들의 국제화에는 ▲국제기준에 걸맞은 교육인프라·커리큘럼 마련 ▲해외 우수교수·학생 유치가능한 인센티브 확보라는 공통분모에 ‘플러스 알파’가 필요한 것으로 요약된다.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자신만의 ‘블루오션’으로 국제화 사업을 추진하는 능동적 태도로의 전환이 대학 국제화의 성패를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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