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입시함정에 빠진 대학의 자율과 세계 경쟁력
[기고]입시함정에 빠진 대학의 자율과 세계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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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이주호(한나라당, 비례대표)

최근 학생선발을 둘러싼 대학과 정부의 마찰이 고조되고 있다.


우리 교육정책의 어두운 면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한편, 이 해묵은 논쟁에서 몇 가지 쟁점을 간추려 정리해 보면 대학과 교육정책의 개혁 방향이 뚜렷해 질 수 있다.

우선, 대학의 학생선발에 관한 문제다. 학교별 차이가 있다는 ‘현실’과 설령 있더라도 그것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념’ 사이의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학교별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정책은 잘하려는 학교와 그 학교 학생의 의욕을 꺾는다. 어떤 학교 학생들은 열심히 공부해서 전국적으로 한 단계씩 향상되었고 다른 학교는 그 반대로 한 단계씩 떨어졌다고 치자. 그래도 두 학교 같은 등급 학생의 내신은 똑같다.

대학이 개별 학교와 학생의 다양한 특성을 고려해서 최종적으로 학생을 뽑는 것은 대학의 당연한 권리이자 책무이다. 문제의 핵심은 천차만별인 학교를 하나로 똑같이 인정하라는 교육부의 무리한 규제다. 열심히 가르친 학교, 열심히 공부한 학생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대학이 고교내신을 거들떠보지 않는 근본적 이유다. 대학이 고교내신 비중을 높이라고 강제할 것이 아니라, 대학이 학교생활기록부(과목별 성적, 특별활동, 봉사활동 등)를 비중 있게 살피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학력을 포함한 고교별 정보공개제도와 입학사정관제도가 필요하다.

국회 주도로 올해부터 대학의 입학사정관 지원사업이 시작된다. 대학이 고교의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평가하는 동시에, 개별 학생의 학생부를 전문적으로 검토하여 학생의 특성과 잠재력을 평가하는 제도이다. 정부는 이 제도가 내실있게 뿌리내리도록 도와주고 지켜보아야 한다.


둘째, 대학재정지원방식의 문제이다. 정부는 지금 대학이 말을 듣지 않는다고 연구비 지원예산을 끊겠다 한다. 상식적으로 예산은 국민이 낸 세금을 국회가 정한 목적과 규모대로 정부가 집행하는 것이다. 예산은 국민이 정부에게 주는 용돈이 아니다. 외국에서는 정부가 대학경영에 관여하는 폭은 줄이면서 재정지원은 늘리는 추세이다. 재정을 지원할 때도 명확한 목적 이외의 단서는 달지 않는다. 또 사업마다 계획서를 내라고 하고 그것을 평가해서 줄지 말지를 따지지도 않는다. 기본운영비는 학생의 숫자에 비례한 포뮬러방식(formular funding), 사업비는 특별히 조건을 달지 않는 블록펀딩(bloc funding)이 대부분이다. 시설에 투자할지 인력에 투자할지는 대학 스스로 고민하고 기회비용을 따져 결정한다.


셋째, 관치교육의 폐해다. 교육부만 부정하는 사실이지만, 우리 교육은 지금 관치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침저녁으로 뒤바뀌는 입시제도, 누구 탓을 해야 하나? 정부는 4년에 한 번꼴로 대입제도를 바꾸었다 한다. 만약 정부가 학생선발을 포함해서 대학의 자율을 인정해 왔다면 지금 우리 대학의 모습은 어떠할까? 물론 당시 정부가 학생선발에 개입할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으리라. 그러나 이제 당시의 명분이 아직도 유효한지 살펴야 한다.


지역, 학교, 대학의 자율은 불신하면서 정부의 규제를 과신했던 지난 교육정책이 무기력한 공교육과 경쟁력 없는 대학을 만들었다. 점수위주의 획일적 교육과 폭발적인 사교육비, 폭증하는 해외교육 의존도로 되돌아 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와 교육부는 각종 인?허가권, 감사권, 학생과 교수정원, 대학평가 등의 수단으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미래를 위한 교육이 아닌 정권을 위한 교육을 강요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의 교육논쟁은 지난 한 세대 동안 평준화나 대학입시 등 학생선발에 멈춰 서 있다. 정부와 대학, 학교가 서로 발목을 붙잡고 싸움을 하는 동안, 학생들은 학원으로 바다 건너 외국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이웃 나라들은 대학국제화와 국가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용 낡은 규제에 묶인 우리 대학과 교육이 급변하는 지식사회와 험난한 세계경제 속에서 우리를 이끌 수 있을지 냉철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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