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반납하고, 인원 보강하고···‘무한경쟁’ 돌입

본격적인 입시철을 알리는 ‘신호탄’인 수시 1학기 전형을 준비하는 대학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올해 실시 대학은 모두 90개로, 전년도 114개 대학에서 24개 대학이 줄었다. 이에 따라 수험생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예정이며, 대학은 우수한 학생을 한 명이라도 더 확보하고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대학의 이 같은 노력은 가히 ‘대학 무한경쟁 시대’라는 말을 실감케 할 정도다.


독특한 전형에 학생 몰려···“주말도 없다”


“저녁 11까지 불이 안 꺼진다. 주말도 없고, 여름휴가도 없다. 바쁠 때는 명절도 반납해야 한다.”

동국대 경주캠퍼스 입학관리처 배병국 계장은 수시 1학기 준비에 여념이 없다. 치르는 대학이 많이 줄었고, 올해는 경주캠퍼스에서만 진행하기 사실상 ‘방학’은 꿈도 못 꾼다. 더군다나 올해부터 서울캠퍼스와 경주캠퍼스 사이에 교류학사제도인 ‘4+1’ 제도가 시행되어 경쟁률이 껑충 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4+1제도는 경주에서 4년 과정을 마친 학생이 서울에서 1년간 공부하면 서울캠퍼스에서 졸업한 것으로 인정해주는 제도다. 배 계장은 “경주캠퍼스 학생의 35%가 수도권에서 내려온 학생들인 점을 감안할 때 상당한 인기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만학도 특별전형에 대한 문의 전화도 끊이질 않는다. 배 계장은 “나이 드신 분들의 전화가 특히 많다”며 “일흔 살이 넘으신 분들도 종종 문의가 온다”고 밝혔다.


취업자 전형을 하는 국민대는 수시 1학기 심사 중 모자라는 일손을 보충할 예정이다. 국민대 입학관리팀은 총 8명으로, 1000여명이 넘는 지원자의 근무경력을 일일이 확인하기는 버거운 상황. 이에 따라 7월 중 약 20여명의 직원을 보강해 지원자들의 서류를 꼼꼼히 확인한다. 일종의 ‘특수부대’인 셈이다. 입학관리팀 이성희씨는 “수시 1학기 이후 곧바로 2학기 전형 준비도 해야 하기 때문에 업무 시간을 연장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대는 작년 수시 1학기에서 경찰행정학과가 38대 1, 사회복지학과가 28.8대 1, 물리치료과가 3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이른바 취업에 유리한 학과들의 인기가 높다. 여기에다 올해 수시 1학기에서는 총 509명을 뽑는다. 영남권 대학 중 최대 인원이다. 강기동 입학관리팀장은 이에 대해 “입학관리는 ‘소나기’업무”라고 비유했다. 일이 한꺼번에 세차게 몰아치기 때문이다. 현재 대구대 입학관리처는 입학관리팀 4명, 입학홍보팀 2명, 처장 1명 등 총 7명이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업무가 바쁠 때는 일손 하나가 아쉬운 실정이다. 그래서 미리 총무팀과 협의해 ‘상시동원 체제’를 구축했다.


동양대 역시 취업에 유리한 학과의 인기가 높다. 김종수 입학관리팀장은 “다른 학교에도 있는 학과들은 지방대라는 사실 때문에 선호도가 낮은 게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경찰행정학부, 건축소방행정학과, 철도경영학과, 철도운전제어학과, 철도차량학과 등 취업과 직결하는 과들은 상담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며 “7월이 되면 본격적으로 바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보가 수시 1학기 좌우”···지방대, 일주일 단위 출장도


우수한 학생을 한 명이라도 더 끌어오기 위한 노력은 홍보전에서 더욱 치열하다. 단국대 천안 캠퍼스는 자료를 요청한 고등학생 4000여명에게 입시 안내서와 학교안내 책자를 우편으로 모두 발송하고, 천안과 수원 방면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입시 설명회를 꾸준히 열었다. 입학관리처 정성주씨는 “수시 1학기를 진행한다는 사실을 학생들에게 얼마나 알리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라며 “6월에 내신 반영 문제로 대학가가 시끄러워 홍보를 많이 하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정씨는 “7월이 되면 바로 수시2학기 준비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늦게 퇴근할 각오를 하고 있다”며 ‘전의’를 다지고 있다.

서울 근교에 자리 잡은 지방 대학도 지리적 이점을 내세워 학생들을 손짓하고 있다. 남서울대는 학교가 경기도 경계선인 ‘남서울역’에 위치한 점을 십분 활용, 주로 전철에 꾸준한 홍보를 해온 덕에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 입학관리팀 김창덕씨는 “남서울대 전철역을 이용하는 학생이 하루 1만여명이 넘는다”며 “전철 광고를 이어가고, 남은 기간동안 서울·경기권 고등학교를 돌며 홍보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과 달리 지방대학은 서울과 수도권 학생들을 끌어오기 위해 지방 출장도 마다치 않는다. 우석대 입학관리처 김병하 부장은 “그동안 일주일 단위로 서울이나 수도권 쪽으로 출장을 다니면서 입시설명회를 열었다”며 “수시 1학기가 시작하는 7월부터는 퇴근시간을 반납하는 것은 물론, 접수·등록·발표 때는 토요일·일요일도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입학관리처의 업무를 “한 마디로 ‘3D업종’”이라면서도 “우수한 학생을 한명이라도 더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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