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임토의 시간 이공계 기피 현상 등 열띤 토론

대교협 국제세미나에서 핀란드 템페레대 총장과 스웨덴 왕립대학 총장이 참석한 분임토의에서는 '대학의 자율성'과 '이공계 위기' 등에 대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두 대학 총장은 한국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들이 유럽 국가들에서도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밝혔다.

템페레대의 발란트라 총장은 "핀란드 대학들은 모두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는데 점차 자율권을 갖고자 대학이 늘고 있다"며 "새로운 형태의 법인체 또는 민간사립대학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대학들이 무상교육이 아닌 학생들로부터 등록금을 받는 부분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란톨라 총장은 "그러나 이 논의는 많은 토론이 필요한 문제인만큼 실제 등록금을 받을 수 있을 때까지는 수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공계 위기에 대한 공감도 드러냈다. 바란톨라 총장은 "현재 핀란드에서도 이공계에 대한 기피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특히 기술대의 경우 남학생들의 지원이 줄면서 여학생으로 입학정원을 채우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웨덴 왕립대학 플로트스트룀 총장은 "왕립대학인 우리 대학의 경우도 정부의 간섭없는  완전한 자율권을 갖기를 원한다"며 "가장 좋은 정책은 '정책이 없는 정책', 즉 정치가 최대한 개입하지 않는 것이며 이를 통해 대학의 성장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 차원에서도 새로운 지식과 노동력의 창출을 위해 대학을 운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므로 '균형'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토론 내용.

▲(한림대 김중수 총장) 핀란드의 산학연구를 수행하는 연구자에 대한 인센티브 정책은. 또한 무상교육이 어떻게 가능한지 궁금하다.

(핀)- 연구결과가 나오면 지적재산권은 대학이 소유하고 연구자에게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대학이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자금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학은 기업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 다만 연구비가 개별연구자로 흘러들어가는 경우 발생하는 문제를 막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무상교육에 대해서는 핀란드가 세금을 굉장히 많이 내기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교수들의 봉급 수준도 높지 않다. 정부가 세금을 걷어 여러가지 사회보장을 실시하기 때문에 생활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EU 이외의 지역에서 오는 학생들에 대해 등록금을 받자는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그렇더라도 실제 실행되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본다.


▲(한양대 김종량 총장)대학교육에 대한 산업체, 정부의 인식차는 없나.

(스)-매우 중요한 질문이다. 스웨덴의 기업들은 특히 공학분야의 경우 대학 총장들에게 졸업 후 바로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항상 주문한다. 하지만 대학의 입장에서는 기본적인 교육을 잘 시켜서 다른 분야에 투입되더라도 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실제 1950년대에 토목기술자들이 많이 배출됐는데 이후 이 분야가 지고 아이티 시대가 도래했을 때도 이들은 바로 적응할 수 있었다.


▲(핀) 한국에서 대학의 자율권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김중수 총장) - 우리의 학생 선발 제도는 매우 독특하다. 'THREE NOT POLICY'(3불정책)이란 것이 있다. 한국의 대학들은 자체적으로 대학입학시험을 치르지 못한다. 고등학교 등급을 매길 수 없고 기여입학이 허용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한국의 사립대들은 독자적인 기준을 갖고 싶어하는데 정부가 이를 허용하지 않아 발생하는 갈등을 말한다.


(핀) -핀란드에서는 입학시험이 두 종류다. 입학시험은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다. 국가에서 만든 시험을 치를 것인지, 몇몇 대학에서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시험을 치를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다. 지난해 우리 대학에서는 전체적으로 15% 정도의 학생이 대학의 시험을 통해 입학했다. 대학의 시험이 좀 더 어렵다는 평가다.


▲(김종량 총장) 이공계 기피현상은.


(스) -우리도 매년 총장들이 모임을 가질 때마다 이 문제를 논의하지만 나아지지는 않고 있다. 다만 고등학교 교육에 문제가 많다는데 대부분 공감한다. 실험과 문제해결을 위한 여건이 필요한데 대부분의 수업이 교실에서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핀) -마찬가지다. 우리도 이공계 공부를 하려는 학생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특히 기술대학(Polytech)의 경우 남학생들이 점점 줄어 여학생들로 충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대학의 경우 67%가 여학생이다. 이공계 기피는 전세계적인 문제인 것 같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