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시티 사업으로 건대 도약 이끌어

“건국대가 ‘2011년 5대 사학 진입’이란 목표를 세웠는데 지금처럼만 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고, 또 그럴 자신도 있습니다."

김경희 건국대 이사장<사진>을 보면, 대학 발전에 있어 재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 가늠할 수 있다. 

지난 2001년 김 이사장 취임 후 건국대는 괄목할 수준의 발전상을 보이고 있다.   

2000년 말 32만 7,274㎡(99,674평)이던 대학의 건물 면적은 2006년 말 55만 2,068㎡(167,129평)으로 68% 증가했다.

국제학사, 생명과학관, 산학협동관, 스포츠과학타운, 수의과대학, 의생명과학연구동, 예술문화대학, 상허연구관, 제2생명과학관, 민자기숙사, 법과대학 등 6년간 신·증축된 건물만도 22개에 이른다. 

특히, 이 기간 대학 평가에서도 크게 약진했다.  

건국대는 2001년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30위에 머물렀으나 2003년 24위→ 2004년 17위 → 2006년 14위로 수직 상승했다. 2001년 56.5%에 그쳤던 교원확보율은 최근 78.8%로 개선됐다. 

이 같은 발전은 재단의 대규모 재정 지원에 기인한다. 

학교법인 건국대학교가 지난 2001~2006년까지, 6년 동안 학교에 지원한 재단전입금은 총 1,123억원. 연평균 387억원에 달한다. 건국대병원 건축에 들어간 1,149억원을 합치면 2,272억원이 넘는 규모. 김 이사장 취임 전 재단전입금이 연평균 17억원 정도에 그쳤던 사실을 되새기면 그야말로 전폭적 지원이다.  

“무슨 수 써서라도 병원 짓겠다”


특히, ‘스타시티 개발 사업’은 김 이사장의 최대 걸작품으로 꼽힌다. 건국대는 2003년 캠퍼스 맞은 편 야구장을 허물고 스타시티 사업에 착수했다. 개발지역 절반을 포스코에 매각하며 3,200억원의 수익을 냈다. 나머지 절반은 건국대가 직접 개발했다. 잔여부지 개발이 모두 끝나는 내년 말부터는 매년 200억~300억원의 임대료 수익이 학교로 들어오게 된다. 

김 이사장은 2001년 취임 직후 스타시티사업을 실행에 옮겼다. 80년대 첫 논의됐던 법인 소유 야구장 부지 개발 프로젝트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이사장으로 취임하기 전 학교가 많이 혼란스러웠어요. 충주캠퍼스 의대 학생들이 병원을 지어달라고 1년간 본관 앞에서 시위를 했지요. 그 때 당시 전 평이사로 있었는데, 현승종 이사장님이 학교가 혼란스러워 더 이상 못하겠다고 하시고 물러나셨어요. 이대로 가다간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이사님들을 설득해 이사장에 취임했습니다. 그리고 의대생들에게 무슨 수를 써서라도 병원을 지어주겠다고 했어요. 그러고 나선 일단 야구장을 개발해야겠다고 생각했지요.”


“스타시티에 대한 모함 때문에 고생 많았다”

하지만 개발 과정에서 김 이사장은 근거 없는 모함으로 곤혹을 치렀다. 사립학교 재단이 대규모 개발 사업을 벌이는 데 대한 불필요한 의혹이 그를 괴롭혔다. 특히 학교용지를 수익성 용지로 전환하는데에 따른, 불법 로비성 모함으로 검찰과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학교법인이 큰 개발 사업에 나서자 마치 엄청난 비리가 있을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았습니다. 경찰과 검찰에 나가 조사도 받고, 교도소 빼고는 안 가본 데가 없을 정도였어요.”


김 이사장이 그런 상황에서도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던 데는 "사심 없이 깨끗하게 운영하면 문제 될 것이 없을 것"이란 자신감 때문이었다.

실제, 검찰 조사 결과 스타시티 사업은 ‘문제 없음’으로 결론이 났다.  
  
취임이후 스타시티사업을 위해 발 벗고 뛰어다닌 결과, 20개월만인 2003년 상반기 건축허가와 분양승인을 얻어냈다. 설립자의 맏며느리로 이사장에 취임하면서, 학교발전을 위해 시도한 개발 사업에 성공기반을 마련한 순간이다.

스타시티 사업은 준주거지역 1만 8,000여평과 상업지역 7,000평으로 나뉜다. 연건평 20여만평에 이르는 주거·상업시설 개발사업이다. 건국대는 절반을 포스코에 매각해 3,182억원의 수익을 얻었다. 이중 1,700억원은 병원 건립과 교육시설에, 나머지 1,400억원을 잔여부지 1만2,000평을 개발하는 데 투입했다. 

포스코는 여기에 주상복합아파트 4개동 1,310세대를 지었다. 건국대는 잔여부지에 직접 백화점과 멀티플렉스, 할인점, 시니어시설인 '더 클래스 500'을 지어 임대할 예정이다. 신세계 이마트와 롯데시네마가 이미 문을 열었고, 내년이면 시니어시설과 롯데백화점이 완공된다. 이때부터 건국대는 임대료 수익으로 매년 200~300억원을 거둬들이게 된다.

“스타시티사업은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임대수입을 창출하도록 계획되어 있습니다. 향후 발생할 임대수익을 대학에 집중적으로 지원하면, 건국대가 5대 사학으로 발전하는데 커다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사회에서 좋은 총장 영입하는 게 바람직”

김경희 이사장은 학교법인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건실한 재정을 창출해 대학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학교에서도 재단의 지원에 부응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대학이 발전하려면 우수한 교수진을 갖춰야 합니다. 취임하면서 제가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좋은 교수를 뽑는 일이었지요. 그간 알음알음으로 교수를 뽑아오던 선발방식을 차단하고, 공개적으로 우수한 교수를 뽑는데 신경을 많이 썼어요. 그러다 보니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간섭을 많이 하게 되더군요. 취임 후 4년 동안 신경을 썼더니 이제는 많이 정리가 됐습니다. 지금은 오명 총장께서 잘 하고 계시니까 대학운영을 일임하고 있습니다.”

건국대는 로스쿨 도입을 위해 지금까지 100억원 정도를 투입, 연면적 2,104평 규모의 법학전문도서관을 건립하고, 우수 교육인력을 확보했다.  

“건국대는 법학전문대학원 도입 논의가 시작되기 전부터 우수 교육인력 확보를 추진했습니다. 교원채용시장을 선점, 국내 최고의 교수진을 구축했다고 자부합니다. 작년 8월에는 7만여권의 장서를 보유한 법학도서관이 문을 열었습니다. 현재 이 도서관 내 모의법정, 국제회의장, 로펌의 분사무소 유치도 추진하고 있지요. 로펌 분사무소 유치는 산학협력의 일환으로, 로펌 변호사에게는 재판 준비나 연구 환경을 제공하고 학생들은 실무지식을 배울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이사장에 취임하면서 학교발전에만 매진해온 김 이사장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총장선출방식은 무엇일까? 총장 중도 하차 이후 새로운 총장선출방식을 고민하는 몇몇 대학을 생각해 그에게 이 부분에 대한 답을 구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사회가 번듯하면 그쪽에 맡기는 것이 제일 좋은 총장을 모시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건국대도 총장후보자 추천위원회를 통한 간선제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그것도 선거판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파벌이 형성되고 출마하는 사람에게 줄서기를 하고, 그 중 한분이 선출되면 줄섰던 사람이 보직을 맡는데, 이는 정말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사회에서 능력 있는 총장을 영입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김경희 이사장은...

△1948년 생 △1970년 한양대 건축공학과 졸업 △1982년 미국 Mount St. Mary College 대학원 Art 수료 △1985년 City University of Los Angeles 대학원 서양화과 석사 △1986년 California Coast University MBA 수료 △1990년 건국대 생활문화대 강사 △1994년 학교법인 건국대학교 이사 △2000년 건국대 상임이사 취임 △2001년 건국대 이사장 취임 △2005년 자랑스런 한양인상 △2006년 한양대 명예박사

<대담 : 이인원 회장·사진 : 한명섭 기자·정리 : 신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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