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김신일 교육부총리가 올해 대입시와 관련 대국민 담화를 통해 "내신의 실질반영비율을 최소한 30% 이상 반영해달라"고 대학측에 요구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는 "서울대 올해 입시에서 내신의 실질반영률은 교육부가 제시한 내신 반영률 산정방식에 따라 50%가 맞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말에 따르면 서울대는 오히려 실질반영률을 기존의 50%에서 30%로 낮춰야 된다. 그 동안 교육부는 입시에서 내신 반영률을 높이라고 요구해왔고, 대학측은 그럴 수 없다는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교육부와 대학측의 입장이 180%도 바뀌어 버린 셈이 됐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교육부가 종전의 내신 반영률 산출방식을 뒤늦게 수정하면서 발생했다. 교육부는 지난달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대학들이 기본점수를 이용 실질반영률 논란을 야기했다"면서 "기존의 내신 반영률 공식을 바꾸겠다"고 했다.

일부 사립대가 올해 입시에서 내신 1~4등급에 모두 만점을 주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간 뒤 불과 5일이 지나서였다. 올해 입시를 불과 4개월도 채 남겨두지 않은 때다.

교육부는 새로운 산정방식(시안)에 대해 대학측과 협의를 통해 확정·통보하겠다면서 향후 제출하게 될 2008학년도 모집요강과 2009학년도 이후의 입시계획에도 반영하겠다고 했다.

교육부가 제시한 종전의 산정방식은 ▲ 학생부 총점 - 기본점수 / 전체 총점 이었다. 학생부 이외의 다른 전형 요소의 기본점수를 낮추는 방식으로 학생부 실질반영률을 낮출 수 있는 것. 

개선된 산정방식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 학생부 총점 - 기본점수 / (학생부 총점 -기본점수)+(수능시험 총점-기본점수)+(논술 등 총점 - 기본점수)로 바꿨다. 학생부 이외의 기본점수를 이용해도 실질반영률과 명목반영률을 달리 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문제는 서울대를 포함한 대학들이 올해 입시에서 종전의 내신반영률 산정방식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교육부가 2008학년도부터 학생부 위주의 입시안은 지난 2004년 대학과 국민들의 약속에 따른 것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대학측에 실질반영률을 '조작'하도록 묵인한 결과다.

황형태 단국대 입학처장은 "교육부가 권장하는 실질반영률 공식에 따르면 대학들이 실질반영률 50% 또는 90%도 맞출 수 있다"면서 "교육부가 이를 묵인하고 대학들이 거짓으로 실질반영률을 50%에 맞췄다고 하면 수험생들은 더욱 혼라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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