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교육부가 2년 전 교외 거주를 허용한 방침을 번복하고 기숙사 입주를 의무화하는 지침을 내려 대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중국의 관영 영자신문 차이나데일리 7일자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교육부는 지난 6일 대학생들이 학교 바깥에 셋집을 얻어 생활할 수 있도록 허용한 조치를 뒤집고 재학 기간 반드시 기숙사에 입주할 것을 규정한 새 지침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모든 대학에 "기숙사를 정치사상 교육을 위한 최전선으로 만들어 학생 성장에 유익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학생 보호와 의사소통 대책 등 기숙사 관리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새 지침에는 학생 지도를 강화한다는 명목으로 학생들이 룸메이트의 방과 후 생활 동향을 기숙사 사감에게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중국의 명문 칭화(靑華)대는 교육부의 이 같은 방침을 즉각 수용하겠다고 호응했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은 교육부의 새 지침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중국인민대학에 재학 중인 장팅은 북경조보(北京早報)와 인터뷰에서 "기숙사는 주중에는 밤 11시30분이면 전기를 끊는다. 학생들이 충분한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한 조치라고는 하지만 각종 시험 준비에 많은 시간이 필요한 학생을 위해 탄력적인 기숙사 운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부 학생들은 공부보다는 사생활 보호를 위해 학교 외부에 별도로 셋집을 얻어 생활하고 있다. 남녀 학생들의 동거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인민대학의 한 여학생은 "아파트를 얻어 남자친구와 동거하고 있는 내 룸메이트 1명은 기숙사에서 잠을 자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성인이기 때문에 이 사실을 선생님에게 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숙사 의무 입주에 조건부 찬성의사를 밝히는 학생도 있다.

   난징(南京)대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기숙사 생활이 더 안전하고 단체생활을 즐길 수 있어 훨씬 낫다"며 "대학에서 기숙사 생활환경만 개선한다면 굳이 따로 셋집을 얻어 생활하려고 하는 학생은 줄어들 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학교 외부에서 발생하는 돌발사건에 책임을 질 수 있는 능력만 갖추고 있다면 기숙사가 아닌 다른 거주지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도 부여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학생들의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이유로 기숙사로 다시 거주지를 옮기려는 학생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숙사 입주비는 연간 500위안(약6만원)에서 1천200위안(약14만4천원) 수준인 반면 베이징의 경우 방 1개짜리 셋집의 월 임대료가 1천500위안(약18만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