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서강대 총장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

손병두 서강대 총장은 10일 "정부가 내신 위주의 대학 입시를 통해 공교육을 정상화시키려고 하는 것은 다른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정부 교육정책을 정면 비판했다.


손 총장은 이날 서강대 총장 집무실에서 취임 2주년(7월18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특목고에서 내신 5등급을 받은 학생이 수능 1등급인데, 이렇게 내신과 수능 격차를 볼때 무작적 내신 반영률을 높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손 총장은 특히 내신을 지나치게 높일 경우 내신을 잘 받으려는 사교육 열풍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인성교육이 중시되어야 하는 교육의 장에서 내신 위주 선발은 학교를 다시 치맛바람이 휘몰아치게 해 살벌하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 총장은 이어 "기본적으로 대학 입시정책으로 공교육을 정상화한다는 정부의 정책은 한 측면만 보고 기타 부작용을 간과하는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내신 위주 선발은 다른 보완책이 없다면 무리다. 결과적으로 신입생 선발권을 대학에 줘 대학이 다양한 선발방식을 통해 고유의 특성을 살리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대학 입시 자율성과 관련해 인도공과대와 일본 게이오대학 등을 예로 들면서 정부가 내신 반영률을 높이는 것은 대학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그는 "인도공과대의 경우 수학과 물리, 화학 3개과목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데, 아시아의 MIT(메사츄세츠공과대)라 불릴 정도로 성공하고 있다. 이렇게 간단한 입시제도로 얼마든지 세계 최고 대학을 만들 수 있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고 했다.

대학에 신입생 선발의 자율권을 줄 경우 사교육 과열이라는 파장이 크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우리 교육열은 어떤 정책으로도 사교육을 근절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며 "정부가 사교육을 잡겠다는 자체가 잘못이다. 교육열을 선순환구조로 살려야 나라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손 총장은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도 사교육 열기가 대단하고, 미국도 그렇다고 예로 들면서 "전쟁을 겪으면서도 우리가 GDP 세계 11위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교육열 덕분이었다"며 "다양화·개방화 ·세계화된 현 시점에서는 규제는 대폭 풀고 대학에 자율권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손 총장은 그러나 최근 정부와 대학간의 내신 갈등이 수습국면을 맞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김신일 교육부총리가 최근 대국민담화를 통해 내신반영률을 '가급적 30%' 이상으로 해달라고 했다는데 주목한다"면서 "이는 정부의 요망이고 대학 형편에 따라 당장 안되는 대학은 할 수 없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올해 8월 2008학년도 입시안 제출 요구에 대해서는 "입시 논란의 최대 피해자는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이라면서 "이들이 불안해 하지 않도록 가능하면 8월 상반기에 2008학년도 입시안을 확정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로스쿨과 관련 10~13개 대학에 2천여명 정원의 정부안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설립대학을 제한하지 말고 가능하면 많은 대학에 설립토록하고 경쟁을 시키는 쪽으로 해야한다"며 "잘 가르치는 대학은 경쟁에서 생존하고, 그렇지 못한 대학은 도태되도록 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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