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외 교수ㆍ소설가 이인화씨ㆍ영화감독 등 강사로

서울대가 국내 최초로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위한 인문학 최고위과정을 개설키로 했다.

서울대 인문대는 기업 경영자들이 '창조적 리더십'을 갖추는 데 도움을 줄 목적으로 인문학 최고경영자 과정을 개설하기 위한 계획서를 본부 교무처에 제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르면 올 2학기부터 서울 역삼동에 있는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에서 매주 1차례 4시간씩 진행되는 이 과정은 ▲ 글로벌 경영 ▲ 창조 경영 ▲ 윤리 경영 등 3가지 분야별로 강좌를 진행한다.

'글로벌 경영'은 다른 나라의 문화에 대한 이해, 동서양 고전의 현대적 해석, 한국적 요소의 세계화적 변용 등 기업 경영자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갖춰야 할 인문학 소양을 길러주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창조 경영'은 문화 통합을 위한 발상 전환, 문명의 발생과 미래 전망, 사회 현안의 근본적 원인 진단 등을 다루며 '윤리 경영'은 최근 경영계의 화두로 자리잡은 윤리 경영과 관련한 윤리학 강좌가 제공된다.

서울대가 국내 최초로 인문학 최고 경영자 과정을 추진하는 것은 사회 지도층에게 인문학의 가치를 심어주고 인문학 전공 졸업생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킬 목적에서다.

이강재 인문대 기획실장은 "사회가 가시적 결과만 중시하다보니 인문학이 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취업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근본적인 도움을 주는 길은 인문학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인문대는 고전을 읽고 이를 바탕으로 한 글쓰기를 지도하는 '동서양 고전 강좌'도 10개 가량 개설해 고전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와 지식을 일반인들에게 제공키로 했다.

저렴한 수강료로 일반인의 접근성을 높이면서도 대학 강좌가 아니면 쉽게 접하기 힘든 동서양 고전을 골라 강의함으로써 흥미 위주의 대중적인 고전 강좌와 차별화할 전략이라고 인문대는 설명했다.

인문대는 인문학 최고 경영자 과정과 동서양 고전 강좌를 위해 인문대 소속 문학ㆍ역사ㆍ철학 계열 15개 학과 교수와 다른 대학 교수, 문화ㆍ예술계 인사를 포함한 강사진을 구성했다.

이태진 인문대 학장(국사학과 교수), 소설가 이인화씨, 교육방송 주역(周易) 강좌로 유명한 성태용 건국대 철학과 교수 등이 강사로 나서며 이 밖에 영화감독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유명 인사들도 섭외할 예정이다.

또 기업인들을 상대로 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본 외부 기관이나 연구소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법도 검토 중이다.

이강재 실장은 "경영대나 법대 등 최고위과정을 수강 중인 CEO를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인문학 최고위과정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9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문학의 저변을 넓혀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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