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서진원 (주)하늘교육 대표이사

"2008년도 입시의 가장 큰 문제는 학생들의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구조에 있다. 점수는 공개하지 않고 등급만으로 표시되는 입시정책이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특목고 전문 입시업체인 (주)하늘교육의 서진원 대표이사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내신 반영률' 문제에 대해 학생 변별력이 없는 2008학년도 입시정책에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2007년 6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실시한 모의고사 결과, 서울 6개 외국어고 학생들의 40%가 언어, 수리, 외국어 등 3개 과목 모두에서 수능 1등급을 받았다. 대학이 바보가 아닌 이상, 이런 결과를 보면서 내신의 실질 반영률을 확대할 수 있겠는가"고 말했다.

최근 교육부와 일부 대학간의 '내신 전쟁'에 대해 엄연히 고교간 차이가 존재하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일반계 고등학교의 경우, 1∼2학년 때 내신이 3∼7등급으로 안 좋더라도 수능에서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며 "하지만 교육부의 계획대로 내신 실질반영률을 높이면 희망이 없어진다"고 주장했다.

교육부의 내신 반영률 확대가 내신이 좋지 못한 학생들의 '패자부활전' 자체를 봉쇄해 평생 '내신 족쇄'를 채울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서 이사는 일부 대학들의 내신반영률 축소 방침이 특목고 학생을 중심으로 하는 우수 학생 독식에 있다는 교육부의 주장에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내신 갈등과 관련해 사태의 근원지로 억울한(?) 지적을 받고 있는 특목고에 대해 그는 "이번 내신 갈등의 원인은 특목고에 있는 것이 아니라 대학 자율성을 훼손한 정부의 지나친 개입과 간섭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신 반영률을 비롯해 논란이 되고 있는 모든 문제의 해결책에는 대학의 학생 선발 자율권이 유일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교육 당국이 80년대 초반, 서울 6개 외국어고를 만든 이유는 강남권의 교육 과열을 잡기 위해 비강남 지역에 대원외고, 대일외고 같은 학교를 만들었다. 하지만 교육 수요자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들 학교에서 공부하길 원했고, 당시 교육부도 5% 이내에 드는 학생들을 선발토록 했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특목고에 우수 학생들을 유치하도록 정책을 집행했음데도 불구하고 대학들이 이들 고교의 우수 학생들을 선발하려 하자, '대학 이기주의'라며 제재를 가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런 식의 입시정책이면 아예 외국어고등학교 등 특목고를 없애야 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어학능력을 갖춘 글로벌 우수인재 양성을 위해 설립해 놓고 정작 대학 입학에서는 역차별을 준다면 이는 교육 당국의 이중성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또 "차라리 예전 학력고사 처럼 한 번 시험보고 점수에 맞춰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백 번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공교육 정상화에 대해 그는 "내신 반영비율을 높인다고 해서 공교육이 정상화되는 건 아니다. 공교육의 정상화는 다름 아닌 공교육의 경쟁력에 달려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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