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라는 게 분명 있어요. 서울에 눌렸지만 경기도의 정체성을 살려야 합니다. 경기도에는 타 지역에서 온 사람들도 많지만, 태생이 경기도인 분들도 많거든요. 경기국립대는 그런 분들에게 힘이 되고 자부심이 될 겁니다”

한국재활복지대학과의 통합으로 수도권 첫 대학 통합 기록을 앞두고 있는 최일신 한경대 총장은 ‘경기국립대’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나타냈다.

최 총장은 “인천만 해도 오랜 역사를 가진 대학들이 많은 데, 경기도에는 사립대만 많고 국립대 하나가 없습니다. 경기도가 차별을 받았던 거죠. 재활복지대학과의 통합은 그런 면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두 대학에 겹치는 과가 없다는 점도 통합을 쉽게 할 수 있는 부분이죠. 잘 될 거라 봅니다”고 말했다.

한경대는 내달 교육부의 최종 통합승인절차를 거쳐  2008년도 입시부터 ‘경기국립대’ 이름으로 신입생을 선발 예정이다. 경기도 유일의 국립대로 다시 태어날 최일신 한경대 총장을 만나, 통합 대학의 미래와 비전에 들어봤다.

-통합에 있어 어려운 점은 무엇입니까.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통합에 있어서 가장 힘든 부분이 두 대학의 중복학과입니다. 하지만 재활복지대학과는 겹치는 학과도 적을 뿐 아니라 서로가 배려 하다보니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재활복지 분야에 계신 분들이라 그런지 심성이 아주 좋습니다. 통합을 하면 학생들을 교육하는 데 있어서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남을 배려하는 가치관이 한경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학교명을 ‘경기국립대’로 사용하는 데 문제는 없습니까.

 

"못 할 것 없다는 생각입니다. 내부적으로도 '그거 되겠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교명을 ‘경기국립대’로 하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지역에서도 좋아합니다. 이름이 시사하는 바가 있어 홍보효과도 노릴 수 있습니다. 대학들이 이름에만 매달리지 말고 특성을 살리며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게 중요합니다. 일본의 경우도, 요코하마대학이라는 사립대가 있고, 이후 생긴 요코하마 국립대학이 있지 않습니까."

- 대학 총장으로는 유일하게 낙농학과를 졸업했습니다. 낙농업을 비롯한 우리 농업에 미래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낙농업도 공격적으로 가면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술력이나 경영력은 우리나라가 뛰어납니다. 단순한 생산 개념에서 유통, 가공에 눈을 돌린다면 얼마든지 기회는 있습니다. 고품질의 축산을 지향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한경대가 위치한 안성은 축산의 메카입니다. 연구 대상도 많고 고민도 많습니다. 따라서 대학이 할 일도 많습니다. 농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땅이 좁아서 그렇지 기술력으로 보면 상위권입니다. 위생 관계는 최상위권이죠. 일본 농가와도 큰 차이가 안 나죠. 생각의 차이는 모르겠지만 기술 자체는 자랑할 만한 수준입니다. 농업에 대한 생각도 변해야 합니다. 논을 쌀만 생산하는 곳이 아니라 강우량 조절 등 환경적 기능도 있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한경대도 대학이 소유하고 있는 3만 평 규모 농장에 대규모 화훼단지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농업 자체가 하나의 관광상품이 될 수 있는 경관농업도 하나의 방편이겠지요."

- 한경대가 통합 대학을 통해 ‘산업대학’ 간판을 떼고 싶어한다고 들었습니다.

"산업대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일반대와 아무 차이도 없는데, 한 수 아래로 보거든요. 이런 현상은 산업대가 일반대에 비해 낮은 정부 예산지원을 받는 데 있습니다. 산업대학 총장회의에서 제가 그랬습니다. 산업대와 일반대의 차이는 예산에서부터 난다고요. 특성화 되면 돈을 더 준다거나 그게 아니면 적어도 같은 액수는 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

- 우리나라 고등교육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더 투자해야죠. 우리나라가 세계 경제에서 몇 윈데, 너무 투자가 없는 거에요. 강하게 대학투자 좀 더 해야 합니다. 대학들도 수치상으로 자꾸 이야기해서 더 투자하도록 해야 합니다. 건물 뿐 아니라 사람에 대한 투자도 더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합니다. 경제규모에 너무 안 맞습니다."

- 통합 ‘경기국립대’의 비전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통합 대학은 1대학 2캠퍼스 체제로 운영됩니다. 2015년까지 환경, 이공학, 보건·복지 분야를 중점 육성해 세계 200위권으로 성장하고, 2020년에는 세계 100위권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습니다."

최일신 총장은 1953년 서울 출생으로 일본 낙농학원대학 낙농학과를 졸업(85년)하고 북해도대 대학원에서 농학박사학위(90년)를 취득했다. 한경대 연구지원실장, 낙농기술지원센터 소장, 교무처장을 거쳐 2005년 3월 임기 4년의 총장에 올랐다. 경기도 친환경농축산물생산기술연구센터 소장을 맡았으며, 벤처기업 (주)한경햄 대표이사와 러시아 자연과학아카데미 정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대담 : 이인원 회장 · 사진 : 한명섭 기자 · 정리 : 김기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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