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글로벌 MBA 1기 졸업생 전원이 입학 전보다 평균 50% 이상의 연봉으로 취업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원장 곽수근)은 오는 8월 졸업하는 글로벌 MBA 1기 졸업자들의 취업률과 평균 연봉 인상률 등 취업결과 자료를 30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졸업생 39명 중 듀크대 복수학위과정 진학생 2명 등을 제외한 순수 취업대상자 34명 전원이 취업에 성공했다.

이들 연봉은 입학 전과 비교할 때 평균 50% 이상 올라갔다. 보너스와 성과급을 고려하면 실체 연봉 상승률은 이를 훨씬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대 출신의 국내 IT 기업 연구원이었던 A씨는 입학 전 연봉 4,000만원을 받았으나 졸업 후 연봉 8,000만원을 받고 금융기관으로 스카우트됐다.

역시 공대 출신으로 공인회계사인 졸업생 백승일(28)씨는 자신을 스카웃하려는 기업측의 의뢰가 폭발적으로 쏟아져 본인이 대부분을 고사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입학시 이들의 평균 연봉이 3,800만원이었는데, 약 2,500만원 가량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들의 취업한 기업은 금융권을 위주로 도이체방크 등 국내외 글로벌 기업이 대다수. 졸업생들은 평균 6개 기업과 취업 인터뷰를 하고 평균 3개 기업으로부터 취업 승인을 받았다고 대학측은 설명했다.

졸업생 절반이 넘는 58%가 금융기관에 취업했다. 이어 국내 대기업 25%, 다국적기업 7%, 외국계기업 7% 순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입학전 국내 IT기업이 30%, 국내 대기업 20%, 다국적기업 16.5%, 컨설팅업체 13.5%였다. 금융기관은 불과 6.5%에 지나지 않았다.

이처럼 금융기관 취업생이 많아진 이유에 대해 대학측은 "금융기관이 MBA 출신의 고급인력을 필요로 하고 있고, 학생들도 연봉이 높은 금융기관을 선호한 것이 맞아 떨어진 결과다"고 말했다.

특히 졸업자들의 절반 이상이 실제 직무에서 전혀 경력이 없던 분야로 전직하는데 성공했다. 기존 직무와 연관있는 분야로 취업한 학생들은 높은 직급 상승률을 보였다.

학부시절 음악을 전공하고 서비스 분야에서 종사한 경력의 이현주(32)씨가 대표적인 케이스. 이 씨는 도이체방크에서 2개월 인턴을 거친 뒤 8월 말 정식 입사예정이다.

북경대를 최연소로 졸업한 경력의 중국인 마틴 펑(28)씨는 한국어를 전혀 하지 못해 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었으나, 졸업 후 국내 모 금융기관에 과장으로 스카웃됐다.

곽수근 서울대 경영대학장은 "글로벌 MBA 과정이 1년의 단기간 동안 학업과 취업을 병행하는 일정때문에 취업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면서 "그러나 이번 취업 성과를 보면서 이 같은 우려는 깨끗이 해소됐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글로벌 MBA 프로그램은 서울대가 MBA 세계랭킹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작년 8월 첫 개설한 초단기 MBA 코스. 방학 없이 12개월간 집중 교육으로 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해 교육의 질적 수준은 유지하면서 시간의 기회비용은 대폭 절감하자는 것.

이 때문에 실제 수업시간은 미국의 유력 2년제 MBA 과정과 사실상 동일하다는 것이 대학측의 설명이다.

모든 강의가 영어로 진행되며 지난 6월 말 2기 합격자를 선발했다. 외국에서 20여명의 지원자가 몰린 가운데, 합격자들의 평균 토플과 GMAT 점수는 각각 262점과 714점으로 미국 톱 5 MBA 학교의 수준과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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