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학원 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

로스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너도나도 로스쿨 학원 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 기존 사시학원은 물론이고 대규모 교육업체, 언론사, 법무법인까지 로스쿨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어 과열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수험생, 사시인원의 3∼4배 예상


업계에서는 로스쿨 진학을 고려하는 연인원을 최소 5만명에서 많게는 10만명까지 추산하고 있다. 공직적격성평가(PSAT)가 1만 5000명, 사법시험이 2만∼3만명인 것에 비교하면 엄청난 규모다.


시장 규모의 계산이 쉽지는 않지만 최소 5만명이 10만원어치의 법학적성시험(LEET) 관련 책만 구입한다고 해도 50억원이다. 여기에 오프라인 학원 강의, 온라인 동영상 강의까지 더해지면 시장규모가 수백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한 학원 관계자는 “직장인 수험생은 주로 동영상 강의를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수강료가 공무원 시험 강의의 3배 정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원가는 이미 2∼3년 전부터 로스쿨에 대비해 왔다. 로스쿨 도입으로 사업 규모가 커질 것에 대비해 상장을 마친 곳도 여러 곳이다. 각종 시험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치밀한 준비를 해왔다고 할 수 있다.


직장인들이 많이 모이는 강남역이나 교대역 주변으로 학원이 들어서고 있고 종로나 광화문도 강북·일산 지역으로 통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학원 사업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다.


●강남지역에 잇단 오픈


지난주 로스쿨 진학 대비 설명회를 개최한 신림동 베리타스 법학원을 시작으로 8월에 줄줄이 설명회가 기다리고 있다. 이어 이르면 8월 말부터 본격적인 강의도 시작할 예정이다. 합격의법학원은 강남 쪽에 오프라인 학원을 개원할 예정이다.


노량진 학원 중에서는 남부행정고시학원의 움직임이 가장 빠르다. 최근 상장 준비를 마치고 강남역 근처에 건물을 마련해 로스쿨 입시 전문학원의 오픈을 앞두고 있다. 메가스터디, 이그잼 고시학원 등도 소문이 무성하다.


그 밖에 기존 교육사업자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YBM, 시사영어학원, 김영편입학원,DEET·MEET(의치학전문대학원 입학시험) 전문학원인 PMS 등이 기존의 경영 노하우를 살려 로스쿨 쪽으로 사업확장을 점쳐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언론사들도 DEET·MEET 도입 때 쓴맛을 본 경험을 거울 삼아 로스쿨 사업에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A신문사가 출판사, 동영상 업체, 학원 등과 공동투자를 하고 B신문사가 미주지역에서 재미교포를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C신문사는 2∼3년 전부터 사업을 준비해 왔다.


●언론사·법무법인도 눈독


대형 법무법인도 이미 4∼5곳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로스쿨 입시보다는 수업 과정이나 변호사 자격시험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재학생 가운데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겠다는 측면도 있다. 외국의 경우 로스쿨 1,2학년생 가운데 우수한 학생을 일찌감치 인턴 형식으로 채용해 실무를 익히게 한다. 따라서 당장 사업에 뛰어들기보다는 추이를 관측한 후 움직일 계획이다.


이같은 과열 양상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당장 LEET의 골격이 완성되지도 않은 데다가 이를 제대로 가르칠 만한 인력도 충분치 않다. 정부는 올해 안으로 LEET의 문제를 공개할 방침이지만 의치학전문대학원의 예에 비춰보면 언제쯤 이뤄질지 미지수다.


한 학원 관계자는 “대입논술이나 PSAT를 가르치다가 무작정 로스쿨 쪽으로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 몇 개월 혼란을 겪은 후 거품이 사라지려면 1∼2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신문)



넌 학원 가니? 난 스터디 모임 한다!


로스쿨 학원이 정식으로 오픈하기 전부터 로스쿨에 대한 관심이 높은 졸업생과 직장인을 중심으로 공부 모임이 생겨나고 있다. 이미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정보를 교환하고 스터디를 추진하는 등 움직임이 활발하다.


지난 7월 초 로스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마자 생겨난 서울대 로스쿨 입시연구회(cafe.daum.net/snuleet)는 한 달 만에 벌써 회원수 1만명을 넘겼다. 매일 글이 수십건 씩 올라오고 벌써 정기모임도 한 차례 가졌다.


회원은 주로 여성은 20대 후반, 남성은 30대 중반의 직장인 4∼5년차 들이다. 대부분이 일반 직장인이지만 회계사, 외과 전문의, 공무원, 언론인 등 전문직에 종사하는 이들도 꽤 된다.


카페 운영자인 A씨도 현재 대기업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A씨는 “현재 직업이 불만족스러워서라기보다는 직업을 한층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 변호사 자격증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서울 신촌에서 가진 정기모임에는 예상 보다 많은 40명가량이 모였다. 친목 모임이 아닌 만큼 간단한 자기소개 후엔 곧바로 LEET 준비 방법, 스터디 운영방안 등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이뤄졌다. 벌써 지역별로 스터디 모임을 만들고 정기적으로 모여 앞으로 강사 초빙도 추진할 생각이다.18일로 예정된 다음 모임때는 미국과 일본의 로스쿨 입학시험 문제를 시험 삼아 풀어보기로 했다.A씨는 “친구·가족 같은 분위기 속에서 실질적으로 열성을 가지고 참여할 회원 위주의 스터디를 만들어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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