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이후 4199명 중 276명이 비인증대학서 박사학위 취득

 2003년 이후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 가운데 6.6%는 미국 정부의 정식 인가를 받지 못하거나 학위를 남발하는 이른바 ‘비인증 대학’에서 학위를 딴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유기홍 의원(열린우리당)에 따르면 지난 2003년 1월부터 올 7월까지 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학술진흥재단에 신고한 사람은 7765명(943개 대학)이며 이 중 미국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사람은 54%인 4199명(324개 대학)이었다.


학술진흥재단이 미국 연방 교육부 인증대학 확인 홈페이지(http://ope.ed.gov/accreditation/Search.asp)와 미국 고등교육인증협의회(CHEA)를 통해 확인한 결과 이 가운데 비인증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6.6%인 276명(23개 대학)에 달했다.


이들 276명이 박사학위를 받은 대학은 모두 23곳으로, 미국세계대학(AWU), 미드웨스트신학대가 각각 39명으로 가장 많았다. 코언신학대 38명, 버나디언대 28명, 헨더슨크리스천대 27명 등의 순이었다. 미국국제대(AIU)는 당초 박사 학위 신고자가 41명으로 가장 많았으나 학력 위조 논란이 벌어진 지난달 32명이 무더기로 신고를 취소했다.


전공별로는 목회학 등 기독교 관련 학위를 받은 사람이 140명으로 절반 이상이었으나 경영·교육·예술 등 거의 모든 전공에 걸쳐 두루 포함돼 있었다. 이 가운데 국내 4년제 대학에서 교수로 임용돼 재직 중인 사람도 최소 2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 고등교육기관 가운데 비인증 대학은 ‘부정 학위 의혹’에 휘말린 김옥랑 교수가 학위를 받은 퍼시픽웨스턴대학이나 최근 ‘'학위 남발’ 대학으로 국내에 알려진 미국국제대 등 모두 731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인증 대학은 미국 연방 정부·주정부·법원에서 학위 남발 또는 학교의 인증·인가에 대해 잘못된 광고를 해 불공정 상행위를 한 것으로 지정된 경우, 주 정부로부터 학교 인가를 받지 못한 경우, 주 정부의 영업 허가만으로 학교를 운영하는 경우를 말한다.


유 의원은 “미국 연방 교육부에 따르면 비인증 대학이라고 해서 반드시 교육기관의 질이 나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 “하지만 비인가 대학에서 학위를 취득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으며 일부 주에서는 비인증 교육기관에서 취득한 학위를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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