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서강·성균관·연세·이화여·중앙·한양대 20% 전후 고수

대학들이 2008학년도 정시모집 전형요소별 반영비율을 속속 확정·발표하는 가운데, 또다시 ‘7개대 카르텔’의 공동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이들 대학의 내신 실질반영률은 20% 전후로 교육부 권고안인 30%에는 미치지 못해 향후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

7개대 카르텔이란 7개대 입학처장협의회 멤버인 고려·서강·성균관·연세·이화여·중앙·한양대를 지칭한다. 이들은 교육부-대학간 갈등의 진원지가 됐던 내신 ‘1~4등급 만점처리’ 방침을 비롯, 그간 교육부와의 대립구도 형성에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

이들 대학은 ▲고려대 17.96% ▲서강대 21.28% ▲성균관대 ‘가’군 23.64%, ‘나’군 23.08% ▲연세대 인문계 22.2%, 자연계 22.76% ▲이화여대 인문계 23.5%·자연계 28.6% ▲중앙대 23.1%(의·약학부 제외) ▲한양대 인문계 23.5%·자연계 23.01% 등 대체적으로 20% 전후에서 내신 실질반영률을 결정했다.

▲건국대 31.8% ▲경희대 30.3% ▲국민대 40% ▲한국외대 30.77% 등 내신 실질반영률을 30% 이상으로 결정한 타 대학들과는 비교되는 대목. 더구나 20% 전후로 잠정결정했다가 ‘재조정’까지 하면서 30% 전후로 끌어올린 동국대(30.9%)·숙명여대(29.75%)의 경우와는 뚜렷이 구분된다.

이를 두고 서울의 한 사립대 입학처장은 “7개대가 교육부와의 ‘기싸움’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사실 내신 실질반영률을 30% 이상으로 결정하더라도 등급간 점수차 조정을 통해 얼마든지 ‘눈 가리고 아웅’ 할 수 있다”면서 “이를 모를 리 없는 7개대 입학처장들이 20% 대를 고수한 것은 자존심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연세대의 등급간 점수차는 1~5등급까지 각 0.5점에 불과해 사실상 ‘내신 무력화’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고려대도 연세대와 비슷한 수준의 등급간 점수차 적용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상황에도 굳이 20% 대의 내신 실질반영률을 확정한 것은 말 그대로 교육부와의 ‘신경전’이라는 게 중론이다.

서울의 또 다른 사립대 입학처장은 “우연이라고 보기에는 7개 대학의 공동행보가 뚜렷하다. 별도 모임 자리에서의 내신 실질반영률 논의를 통해 결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동국대·숙명여대가 재조정하면서까지 실질반영률을 30% 가까이로 올린 것은 이들과의 공동행보를 피한다는 의미도 있지 않겠느냐”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7개대 입학처장들은 대학별 상황에 따라 결정했다는 입장. 박유성 고려대 입학처장과 김영수 서강대 입학처장은 “내부 연구 결과를 통해 확정한 실질반영률이므로 비판받을 이유가 없다”며 한 목소리를 냈고, 이재용 연세대 입학관리처장도 “교육부의 30% 이상 지침은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교육부-대학간 힘겨루기가 재연될지는 미지수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들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제출한 자료가 취합되면 얘기하겠다. 대학별로 일일이 대응할 수 없는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정완용 전국대학입학처장협의회장은 “애초에 논란이 됐던 내신 1~4등급 만점처리 등은 철회된 만큼 갈등이 되풀이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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