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홍 의원, 전국 29개 외고 운영실태 조사 결과



외국어고 졸업생 5명 중 1명은 어문계열이 아닌 이공계나 의대로 진학한 것으로 나타나 외고가 설립 목적과는 달리 입시명문고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유기홍 의원(대통합 민주신당)은 2005년부터 최근 3년간 전국 29개 외고 졸업생의 진학 현황을 분석한 결과 공학계열과 자연계열, 의학계열로 진학한 졸업생 비율이 2005년 19.1%에서 2007년 23.0%로 증가했다고 5일 밝혔다.


유 의원이 교육부·교육청·교육개발원에서 제출한 외고 운영실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자연계열 진학비율이 2005학년도 4.6%에서 2007학년도 7.1%로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공학계열 진학비율은 10.2%에서 11.0%로 증가했으며, 의대·약대 등 의학계열로 진학한 학생은 4.3%에서 4.9%로 올랐다.


학생들의 이공계, 의대 진학을 위해 고교 2~3학년때 교과벌 이동수업 방식으로 자연계열 과목을 편성, 운영하는 등 교육과정 편법 운영사례도 적발됐다. 유 의원에 따르면, 외고 2~3학년 1만5405명 중 6.4%인 984명이 자연계열 과목을 집중 이수했다.


특히 서울 M외고는 자연계 과목인 물리Ⅰ, 화학Ⅰ, 생물Ⅰ, 지구과학Ⅰ을 2학년때, 수학Ⅱ, 화학Ⅱ, 미분과적분 등을 3학년때 집중 편성·운영했을 뿐 아니라 ‘자연계반 운영’을 2005~2006학년도 입시에서 홍보까지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외고의 교육과정 편법운영이 문제되자 교육부는 지난 200년 11월 26일 특수목적고 교육과정을 부분개정하면서 자연계 편성과 같은 집중이수과정 개설을 금지한 바 있다. 전문교과만 교과 총 이수단위의 10% 이내에서 늘릴 수 있다.


유 의원은 “과학고는 진학생의 90% 이상이 자연계나 공학계열 등 전공 따라 진학하는데 비해 어학영재를 육성하고자 만든 외고의 경우 사실상 입시명문고, 해외대학을 진학하기 위한 학교로 전락했다”며 “지난해 외고 입시가 대폭 손질된 만큼 올해는 편법 교육과정 등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지역 외고 평균 수업료, 국·공립대 등록금보다 비싸

한편, 유 의원에 따르면 입학금과 수업료, 학교운영지원비 등을 합한 서울지역 외고 평균 수업료는 516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고의 3배 수준인 것은 물론 국·공립대 평균 등록금 377만원보다도 많은 금액이다.  지난 2002년의 328만원에 비해 5년간 63.6%가 인상됐다. 

주로 유학반과 국제반을 방과후학교 형태로 운영하면서 이에 따른 경비를 추가 부담하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유 의원은 설명했다. 서울지역 외고의 경우 유학반을 방과후학교 형태로 운영하면서 1강좌당 10만원에서 15만원의 수강료를 받고 있으며, 경기지역 M외고는 강좌당 30만원의 수강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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