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주 총장서리 "대학 발전 돕기는커녕 발목 잡는 조치라니…” 발끈

교육부가 학생 수에 비해 교수를 적게 충원했다는 이유로 고려대의 학생정원을 160명 감축하겠다고 통보한 것과 관련, 한승주(67) 고려대 총장 서리는 6일 “교육부의 조치는 상당히 관료적이고, 구시대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호주 시드니에서 열리고 있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최고경영자회의에 참석 중인 한 총장 서리는 조선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정부가 대학을 도와주지 못할망정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총장 서리는 당초 회의를 마치고 9일 돌아올 예정이었으나 교육부 조치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7일 귀국하기로 했다.

다음은 신문이 전한 일문일답

―교육부 조치가 강경하다고 생각하나.

“설혹 (교수 확보율) 원칙을 지키지 못했더라도 정원까지 연계시키는 것은 학교를 도와주는 게 아니다. 지난해 영국 ‘더 타임스’의 대학평가에서 세계 150위 안에 든 대학은 서울대와 고려대뿐이다(서울대 63위, 고려대 150위). 우리가 좋은 평가를 받는데,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어렵게 만드는 건 정부로서 합리적이지 않다.”

―고려대의 내신실질반영률(17.96%)이 교육부 지침(30%)보다 낮은 것에 대한 보복이라고 보나.

“그에 대해 말할 단계는 아니다. 의도가 뭐든 간에, 이유가 뭐든 간에 그 조치 자체는 현명하지 않다. 다른 방법이면 몰라도, 정원 감축은 대학을 아프게 하는 조치다.”

―교육부는 (교수확보율) 미이행에 대한 원칙적인 제재라고 한다.

“설혹 우리가 제재를 받아야 한다고 해도 정원감축은 상당히 관료적이고, 구시대적인 발상이다. 교육부에도 사명이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원칙을 지키는 것’도 하나의 사명이고, ‘우수한 대학을 육성하는 것’도 또한 그들의 사명이다. 그런데 정원을 줄인다는 건 대학 발전에는 도움이 안 되는 일이다. 원칙이나 규칙을 지키기 위해 제재를 가하더라도, 그 조치가 대학발전에 저해된다면 교육부의 또 하나의 사명에 위배되는 것이 아닌가.”

―교육부의 강경조치에 다른 배경이 있다고 보나.

“교육부야 위에서 내린 정책을 따르느라고 하는 것일 거다. 그냥 ‘위’라고만 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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