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자산 10조원, 2009년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해‘1조원클럽’에 가입하는 것이 목표이다.” 

 

서범석 사립학교교직원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이 지난 7일로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사립학교 교직원의 노후와 복지를 책임지고 있는 서 이사장은 “2000년 이후 6%대에 머물렀던 수익률이 올 7월 현재 11.6%로 두 자리 숫자를 기록 중”이라며 “연평균 15%대의 수익률을 올려 연금 재정 안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가장 큰 고객만족은 앞으로도 계속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안정감을 주는 것”이라며 “남은 임기 동안 공단이 국내 최고를 넘어 세계 최고의 연기금기관이 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교육부 차관을 지낸 전직 관료에서 금융전문가로 변신해 사학연금공단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서 이사장을 지난 4일 만났다. 

 

- 취임 1년 동안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추상적이었던 비전을 작년 11월‘교직원 생활 안정과 복지 증진’으로 구체화시키고 3가지 목표를 설정했다. 고객만족도를 높여 보자. 재정안정화를 위해 수익률을 향상시키자. 그것을 하기 위한 시스템을 갖춰 보자는 것이다. 

 

고객만족도 제고를 위해 서비스를 개선했다. 호봉 책정 등 연금업무를 집중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2~3월과 7~8월을 제외하고는 ‘찾아가는 서비스’라 해서 직원들이 직접 학교현장을 방문해 상담과 안내를 해 주고 있다. 고객만족과 고객감동을 넘어 ‘고객졸도’ 단계 진입이 최종 목표이다.” 

 

- 연금은 안정성도 중요하지만 높은 수익을 올리는 것이 필요한데. 

 

“미국의 하버드대가 15%, 캘퍼스(캘리포니아 공무원퇴직연금) 같은 연금기관들이 보통 10%대 초반의 자금운용 수익률을 달성하고 있다. 우리는 지난 2000년 이후 연평균 수익률이 6%대에 머물렀다. 수익구조가 다르더라. 우리처럼 채권에 80%이상을 투자하는 데가 없다. 그래서 채권을 70%로 줄이고, 주식과 대체투자 부문을 늘렸다. 

 

그 결과 자금운용 수익률이 7월 말 현재 11.6%로, 두 자리 숫자를 기록 중이다. 주식을 직접 운용해 얻는 수익률은 49.9%를 기록하고 있고 대체투자 수익률도 9.9%에 달한다. 공단의 금융운용자산 규모가 약 6조원이다. 매년 채권 비중을 10%포인 

트씩 줄여 중장기적으로 채권투자 비중을 50% 이하로 낮추고, 주식 및 대체투자를 각각 20% 이상으로 끌어올려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계획이다.” 

 

- 최근에는 연기금 기관들이 대체투자나 해외 투자로 눈을 많이 돌리고 있다. 

 

“우리도 부동산펀드나 사모투자전문회사(PEF), 해외자원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베트남이나 카자흐스탄 등의 아파트나 오피스텔에도 우리 돈이 들어가 있다. 이런 곳은 경우에 따라 20~30%대의 수익률도 올릴 수 있다. 해외투자에는 약 6000억원을 투자하고 있는데 정부기관 중에서는 가장 많이 하고 있다. 

 

그러나 위험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주도한 사회기반시설 민간투자(SOC)사업에 2700여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에 1.5%포인트를 더 얹어 주기 때문에 안정성 면에서 이점이 있다. 은행이나 증권사들이 자기자본투자(PI)를 하는 사업에만 투자한다는 게 기본 원칙이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도 1순위인 곳만 골라서 투자한다. 해외투자도 세계적인 회사들이 운용하는 데 들어가 간접운용을 하고 있다.” 

 

- 국민연금법이 개정되면서 사학연금도 개혁해야 할 텐데. 

 

“현재와 같은 연금제도 속에서는 2018년 적자가 발생하고, 2026년 기금이 고갈된다. 아무리 수익률을 높여도 그 기한을 연장시킬 수 있을 뿐이다. 현재의 ‘저부담·고급여’의 수급 구조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개혁이 필요하다. 

 

다만, 역사성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과거에 공무원이나 교사들 월급이 적었을 때 사학연금을 통해 일부 보전해 주려는 뜻이 있었는데 지금 와서 수급액을 깎아 버린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정부에 대한 신뢰의 문제도 있다. 

 

수익률을 높여 연금 재정을 확충하는 것뿐 아니라 정부도 일정 정도 부담을 해야 한다. 지금도 정부에서 5150억원을 빌려가 정기예금 이자율을 주고 있는데 이것이 연금의 전체적인 수익률을 떨어뜨리고 있다.” 

 

- 지금 각 대학이 민자유치나 주식 투자 등 재정 확충에 관심이 많은데. 

 

“대부분 정기예금에 들어놓고 끝나 버리는데, 주식 투자뿐 아니라 대체투자, 해외투자 등을 통해 10%대 수익률은 올려야 대학 재정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 하지만 주식투자만 하는 것은 위험하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서 전문가들이 좀 더 전략적으로 운용했으면 좋겠다.” 

 

- 평소 공단 이름에서 ‘사립학교’를 빼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한 것으로 안다.

 

“앞으로 시스템을 바꾼다면 교직원과 일반 공무원으로 바꿔야 된다는 뜻이다. 사립이나 국·공립이나 교직원은 똑같은 업무를 수행하니까 중장기적으로는 통합하는 것이 옳지 않느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 교직원이 사학연금으로 넘어오더라도 공무원연금 가입자보다 적다. 적정하게 규모를 서로 비교해서 경쟁을 해야 된다. 운용이나 서비스, 수익 면에서 경쟁을 해줘야지, 독점체제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 임기가 2년 남았다. 

 

“재임 중 2008년 자산 10조원, 2009년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해 국내 최고의 연금기관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최소한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이자에 공단운영비를 합한 수치에다 1%포인트 이상 수익률을 올려 연평균 15% 내외의 수익률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후임자들이 세계 최고의 연금기관으로 키울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한 목표이다. 골드만삭스 같은 세계 최고의 자산운용기관들과 협약을 체결하기 위해 협의를 하고 있다.”

 

대담 : 이인원 본지 회장 / 정리 : 권형진 기자 / 사진 : 한명섭 기자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