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가려고 경쟁하는 건 당연"

전국외고교장장학협의회 회장인 유재희 과천외고 교장은 10일 입시 위주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일부 특목고의 지정해제를 검토할 수 있다는 교육부 방침에 대해 '불가(不可)'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유 회장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 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 의견 수렴이 덜 된 상태임을 전제한 뒤 "외고가 수도권에 50% 넘게 밀집돼 있어 신설은 신중히 검토해야 할 문제지만 기존 특목고를 해제하는 일은 있어선 안 되고 또 그런 일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 회장은 "그동안 외고가 문제가 될 때마다 자성의 목소리를 냈고, 또 시ㆍ도교육청도 분기별로 정기적인 장학지도를 하고 있다"며 "특별히 어떤 학교를 지정해제한다든가 하는 그런 극약처방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외고를 전문계고인 특성화고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실업이란 어감도 그렇고 학생들이 실업계를 기피하고 있어 실업계를 포함해 외국어고나 과학고를 통틀어 특성화고로 개편하려는 움직임으로 안다"며 "교육을 잘 하자는 의미여서 다른 생각은 없다"고 수용 의사를 시사했다.

유 회장은 특목고 설립을 교육부총리와 협의하는 것에 대해서는 "상부 감독청의 문제이므로 교장협의회에서 답변할 내용은 아니다"라면서도 "시ㆍ도교육청과 교육부가 긴밀히 신중하게 검토하고 협의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지난해 6월 교육부가 2010년부터 외국어고 입학 지원을 광역시ㆍ도로 제한하기로 방침을 정했는데 그때는 외고가 없는 강원도나 충남, 광주ㆍ울산광역시 등에 설립을 전제로 하고 그런 방침을 세웠으므로 이런 점은 적극 수용해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회장은 교육부의 강경 조치 배경에 특목고가 과열과외 및 사교육 열풍의 진원지라는 비판이 있다는 지적에는 "학부모는 누구나 자기 자녀가 교육 환경이 뛰어나고 우수한 학생들이 모여 면학 분위기가 좋은 학교에 보내려고 하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요즘 허위학력 문제로 사회가 떠들썩한데 사회가 그 사람의 능력보다는 소위 명문대라는 학력을 좋아하고 그곳에 가려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 또한 당연한 흐름으로 생각한다"며 "어쨌든 그런 과열이 되지 않도록 개선하고 고쳐 신뢰받는 외고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외고의 자연계 진학에 대해 "외고의 설립취지는 '외국어에 재능있는 학생들을 조기에 선발해 국제적 안목을 지닌 세계적 지도자를 양성하는 것'"이라며 "이제 외국어가 보편화돼 학문의 기본이 됐기 때문에 꼭 외국어대학으로만 가라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