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력갱생으로 '가시밭길' 헤친다

지방대는 결국 고사하고 말 것인가. 정부의 정책적 배려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지 방대가 회생할 수 있는 길을 찾기란 쉽지 않다. 결국 지방대는 '자력갱생'의 길을 마련해야 할 처지에 있다. 각 지방대가 현실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방안은 특성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최근 각 지방대의 특성화 추진 현황을 점검해 본다. (편집자 주)

경북 동양대(총장 최성해)의 경우 올해 졸업생 취업률 85%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이는 같은 시기 전국 4년제 대학의 평균 취업률 50.5%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대부분의 지방대가 20~30% 대의 취업률을 겨우 유지하는 상황에서 동양대가 이같은 기록 을 세운 것은 다름아닌 대학특성화를 원활하게 추진한 결과로 분석된다.

동양대는 지난 95년 9월 '컴퓨터 분야 특성화' 정책을 발표, 96년 기존의 전자계산학과를 컴퓨터공학부로 확대·개편해 그 아래에 컴퓨터 공학전공, 소프트웨어공학전공, 인공지능공 학전공 과정을 두는 등 특성화 기반을 갖췄으며 학내에 초고속전산망을 구축, 종합정보시스 템(DYUIC)과 학술정보시스템(DYULIS)을 마련했다.

특히 지난 3월에는 4백67명의 학생을 수용할 수 있는 '인터넷 기숙사'를 건립, 기숙사 방 마다 근거리통신망(LAN)을 설치해 기숙사생 누구나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이 대학은 지역정보화 사업을 추진하는 등 지역사회에도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영주시청과 연계해 학내의 컴퓨터정보센터, 산업기술연구소 등에 영주지역 종합정 보센터를 구축,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한 컴퓨터 교육과 초·중등 교사를 대상으로 한 컴퓨 터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영주시에 거주하는 65명의 농업인을 대상으로 정보화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전남 여수대(총장 최인기)의 경우 어류양식이 지역사회의 주력산업임을 감안, '어류양식분 야 특성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여수대에는 양식학과, 어병학과, 해양학과, 해양토목공학과, 냉동공학과, 해양생산학과, 수 산경영학과 등 어류양식 산업과 관련된 학과들이 많이 설치되어 있다.

이 대학의 한 관계자는 "우리 대학은 어류양식의 주산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현장성 을 살린 연구와 교육활동을 수행할 수 있으며 교수진도 수산분야와 해양환경보전분야의 권 위자들로 구성되어 있어 어류양식 특성화를 추진하기에 매우 적합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도 원주시에 위치한 상지대(총장 김찬국)는 지역 핵심대학으로 위치를 굳힌다는 취지 로 '지역대학 특성화'를 표방하고 있다.

이를 위해 상지대는 지난해 원주시와 상호협력 조인식을 갖고 학내 교수진을 바탕으로 '시정자문단'을 구성하는 등 지방자치행정에 다각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최근 국내 환경연구의 핵심센터로 부상하고 있는「자연과학연구지원센터」도 지역과의 연 대를 위한 연구와 노력의 산물로 평가된다. 이 센터는 강원도 환경오염을 감시하는 핵심시 설로 자리잡을 전망이어서 이미 지역내 여러 기업체에서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 실정이 다.

제주대(총장 조문부)는 최근 인재 육성과 테크노파크 건설 등의 내용을 담은 '제주도종합 발전지원법(안) 수정 제안'과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등을 마련, 제주도에 건의하는 등 지역 대학 특성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대 전체 교수들의 의견을 모아 만든 이 건의서는 "제주지역의 발전을 위해서는 최근 도가 마련한 '제주도 종합발전 지원법(안)'에 초·중등교육 및 대학교육 등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대책을 세우는 등 지역 인재육성방안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제주대는 이와 별도로 제주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관광산업과 1차산업, 청정·지식산업 등 4개 부문 20개 과제와 지방재정의 적절한 운용 방안도 제시했다.

한편 교육부가 지방대에 국고지원을 하는 유일한 분야도 '지방대학 특성화 사업'이다.

이 사업은 교육부가 지방대 육성을 위해 지난해 처음 실시한 것으로 향후 5년간 총 1천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해의 경우 교육부는 부산대 등 28개 지방대를 선정, 총 1백80억원을 지원했다.

선정된 대학을 분야별로 보면 △국제 전문인력 양성 및 경영분야에 부산대, 인천대, 계명 대, 동아대, 부산외대, 아주대 등 6개대 △공학분야에 강원대, 경상대, 금오공대, 목원대, 울 산대, 인제대, 호남대, 대전산업대 등 8개대 △기초과학분야에 충남대, 부경대, 충북대, 영남 대, 한림대 등 5개대 △인문분야에 공주대, 경기대, 경주대, 대구대 등 4개대 △기타분야에 전북대, 경성대, 경원대, 조선대, 충남산업대 등 5개대 등이다.

이들 대학은 특성화사업의 성격 및 사업계획 등에 따라 대학별로 2억6천8백만원에서 9억 원의 재정지원을 받았다.

지난 18일 교육부는 올해 국고지원을 위해 이들 대학에 대한 현지실사 등 평가를 이달중 으로 실시, 실적이 부진한 5~6개 대학을 지원대상에서 탈락시켜 나머지 대학에 한해 연말에 재정지원을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지원액수가 지난해보다 30억원 줄어든 1백50억원으로 책정되어 있어 애초 계획했던 1천억원 지원약속은 지켜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교육부가 향후 실 시할 예정인 '지방거점 우수대학 지원 계획'과 중복되는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도 명 확하지 않은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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