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개교 110주년 기념식

숭실대가 의과대학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효계 숭실대 총장은 9일자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110년 (학교) 역사에 걸맞은 내실을 갖췄다고 자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해 숭실대는 을지의대와의 통합을 추진한 바 있다. 양교의 건학 목적과 설립 배경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양교의 통합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지만 통합 협의 과정에서 일부 구성원 반발로 결실을 맺지 못한 채 현재는 협의가 중단된 상태이다.

보도에 따르면, 10일로 개교 110주년을 맞는 숭실대 이효계(72·사진) 총장은 “숭실대는 기독교 학교로 출발한 만큼 신앙과 실력을 겸비한 우수 인재를 키우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2005년 3월 이 총장이 취임한 이후 숭실대에는 엄청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수 교수를 대거 영입하고 건물을 신축하는 등의 노력 덕분에 교육여건이 좋아졌다.

이 총장은 ‘캠퍼스가 아름다운 학교’를 만드는 데 관심이 많다. 최첨단 형남공학관을 완공한 데 이어 7월에는 조만식기념관과 웨스트민스터홀을 열었다.

이 총장은 “학교 주변 담장을 철거해 ‘걷고 싶은 거리’를 조성하고 학교 주변에 산책로, 시냇물, 미니폭포와 전시공간도 들어서 지역사회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숭실대는 1897년 미국 북장로교 선교사 윌리엄 베어드 씨가 평양에 세운 숭실학당에서 출발해 1905년 숭실대로 승격함으로써 국내 최초의 대학이 됐다. 1938년 신사참배를 거부하다 자진 폐교했으나 6·25전쟁 이후 1954년 서울에서 제2의 창학을 했다.

이런 역사 때문인지 숭실대는 민족지도자들을 대거 배출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학생들의 자긍심을 일깨우는 데 열성이다.

3·1운동 민족대표 33인의 일원인 김창준과 박희도, 신간회 주역인 조만식, 애국가 작곡자 안익태, 소설 ‘소나기’의 작가 황순원, ‘메밀꽃 필 무렵’의 작가 이효석 등이 모두 숭실대 출신이다. 신축 건물에는 ‘안익태 기념관’ ‘조만식 기념관’ 등 동문 출신 지도자들의 이름을 붙여 기리고 있다.

이 총장 자신도 1961년 숭실대 출신으로 처음 고등고시에 합격했고 1997∼98년 농림부 장관을 지냈다.

이 총장은 “평양에서 출발한 학교인 만큼 북한을 탈출한 ‘새터민’을 위한 선교와 직업교육에도 역점을 둘 계획”이라며 “유엔의 지원을 받기 위해 올 7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협의했다”고 소개했다.

숭실대에는 중소기업대학원, 사회복지대학원, 1960년대 후반에 국내 대학에선 처음으로 컴퓨터 교육을 실시한 이후 특성화한 정보기술(IT)대학원이 유명해 입학 경쟁률이 높다.

숭실대는 경기 광명시에 2만5000여 평의 제2캠퍼스를 건립해 세계적인 음대로 만들기로 하고 광명시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의대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우수 학생에게 4년 장학금과 생활비 보조, 2년간 해외 유학비 2만∼3만 달러 지원 등 파격적인 지원책을 내걸자 대학수학능력시험 1등급 학생이 150명이나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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