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변별력 상실"

영국의 명문인 옥스포드와 케임브리지대학이 본고사를 전격 도입키로 했다. 국내 수능시험과 비슷한 A레벨 시험의 변별력이 떨어져 우수한 학생을 가려낼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16일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래프 인터넷판(www.telegraph.co.uk)에 따르면, 올해 옥스퍼드대 영문학과와 철학·정치학·경제학 통합과정(PPE) 지원학생들은 '적성 시험(aptitude test)’을 봐야 한다.

옥스퍼드대는 이 시험을 통해, 이들 학과 지원자들의 물리·역사·수학·컴퓨터 실력을 평가한다. 이 시험을 통해 학생들의 ▲ 비판적 사고 능력▲ 분석적 추론 능력 ▲ 정확하고 효율적인 언어사용 능력(the ability to think critically, reason analytically, and use language accurately and effectively without having to rely on any particular subject knowledge)을 평가한다.

케임브리지대도 A레벨에서 요구하는 것 보다 심화된 논리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능력과 이해력을 판가름하는 AEAs를 도입키로 했다. 3,000명 이상의 학생이 이미 이 시험에 응시한 상태다.

옥스브리지(옥스퍼드+케임브리지)가 자체 ‘본고사’를 실시하기로 한 것은 A레벨로는 우수학생을 가려낼 수 없다는 공통된 인식에서 비롯됐다. 예를 들어, 1980년대 중반까진 옥스브리지 지원학생 중 A레벨 최고 점수인 AAA 취득 학생은 절반 미만이었다. 요즘은 지원자 대부분이 AAA를 받는다. 제프 팍스(Parks) 케임브리지대 입학담당관은 “케임브리지는 상위 5%에만 관심이 있지만, A레벨을 치른 학생의 1/5 가량이 AAA를 받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명문 사립중고교 웰링턴 칼리지의 앤서니 셀던(Seldon) 교장도 “A레벨은 ‘지적으로 탁월한’ 학생과 그저 ‘잘 배운’ 학생을 구별하기엔 불충분하다”며, “대학 자체의 입학시험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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