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 대학당 2천억꼴 지원 '군침'
대부분 학교 낙점 눈도장 열올려

최근 김종필 총리의 삼청동 공관에서 열렸던 대학 총장들의 국정좌담회.

이 날 김총리가 초청한 인사는 김진현 서울시립대총장을 비롯한 서울소재 대학총장 18명 과 김덕중 새교육공동체위원회 위원장 등 모두 22명.

총장들은 총리공관에 들어오기전 이 날 언론을 통해 기획예산위가 내년부터 서울대, 과학 기술대, 포항공대에 세계적 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육성을 위해 2천억원을 지원, 집중 육성하 겠다는 발표를 접했다. 이 소식을 접한 총장들의 발걸음은 사뭇 긴장되고 무거워 보였다는 게 수행비서들의 전언이다.

그래서였는지 좌담회의 첫 화제거리는 단연 연구중심대 선정에 관한 것이었다.

행사주최측도 이런 분위기를 미리부터 알았는지 연구중심대 선정과 관련해 총리가 동석한 자리에서 총장들에게 확실한 언질을 주었다.

이 자리에서 교육개혁을 위한 대통령 자문기구인 새교육공동체위원회의 장수영 대학위원 회 위원장은 "연구중심대학은 미국의 경우 전체의 5% 수준이므로 한국도 전체 대학의 5% 수준인 10개 정도가 연구중심대학으로 발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총장들을 일단 안 심시켰다.

이렇듯 건국이래 최대의 교육개혁 토목공사 비용이라 할 수 있는 2조원을 놓고 이미 대학 들은 보이지 않는 긴장으로 불꽃을 튀기고 있다.

일부 대학들은 지난해부터 7년 동안 무려 2조원, 1개 대학마다 2천억원이 투자되는 막대 한 예산을 유치하기 위해 물밑 작업을 해 왔다.

연구중심대학의 첫 포문을 연 것은 서강대다.

서강대는 사립대학으로는 처음으로 지난 7월 5년내에 이공대 대학원생 수를 학부생의 3배 수준으로 늘리고 신문방송 및 경영학과 학부를 폐지하는 내용의 연구중심대학 발전안을 전 격 발표했다.

발전안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03년까지 경영학과와 신문방송학과의 학부정원을 매년 25%씩 감축, 2004년까지 완전히 폐지하고 대신 전문대학원을 설립한다는 것이다.

이같이 대학들이 서둘러 연구중심대학 선정을 위한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하는 등 연구 중심대 낙점을 위한 대학의 '눈도장찍기'는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서울지역의 한 사립대는 교육부가 미국의 상위권 대학원과 비교평가를 실시, 대학의 연구 수준과 능력을 진단해 연구중심대로 선정한다는 내부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자 미국 현 지 자매결연대학을 중심으로 학내 제반 데이터를 비교 분석하는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 졌다.

그러나 이같은 대학들의 부산함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연구중심대 선정과 관련해 아직 공식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고용 학술지원과장은 "연구중심 대학원 육성은 망국적인 과열입시 해소와 지식, 정보화 사회로 대변되는 21세기를 이끌 인재를 집중 육성하기 위한 마스터플랜"이라며 "내 년부터 지방대에도 매년 1천억원씩 투자해 기본적인 지역특성화 대학으로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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