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교수협의회 교수 45% "사퇴하라"

박범훈 중앙대 총장이 교수들로부터 강한 사퇴압박을 받고 있다. 현직 총장 신분으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캠프에 참여, 문화예술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것이 학교 발전에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교내 구성원들의 비판적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중앙대 교수협의회는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소속 교수들을 상대로 박 총장의 사퇴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했다. 조사에 참여한 195명의 교수 중 절반 가까운 86명(44.8%)이 "박 총장은 사퇴해야 한다"고 답했다. "사퇴에 반대한다"는 의견은 56명(29.2%),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50명으로 조사됐다. '박 총장의 정치 참여를 어떻게 생각하는가'란 질문에는 60.5%(118명)가 '매우 부정적' '부정적'이라고 응답했다.

박 총장 취임 이후 학교발전에 따른 인식 조사에서도 부정적 의견이 우세했다. 학교가 발전했다는 의견은 20%선에 겨우 턱걸이했다. 매우 그렇지 않다와 그렇지 않다가 25.4%와 26.4%로 압도적이다.

황선웅 교수협의회장(상경학부)은 "총장은 일반 교수가 아닌 대학을 대표하는 신분"이라며 "일반 교수와 총장이 가지는 자유의 범위는 다르다"며 "박 총장의 의견과 행동이 마치 중앙대 전체의 의견으로 보일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학교 홈페이지에는 "대학에 산적한 업무가 많은데 현직 총장이 특정 정당의 승리를 위해 일한다는 게 무슨 말인가" "정치에 발을 담근 이상 총장 자리를 이어갈 명분은 사라졌다"는 비판적인 글이 많았다.

교수협의회는 24일 이번 조사 결과를 39명의 대의원에게 설명한 뒤 곧바로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6일 교수.학생대표.교직원 11명으로 구성된 대학평의원회도 박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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