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국회 교육위원회가 실시한 서울대 국정감사에서는 최근 대학가의 현안이 되고 있는 로스쿨과 국제화 역량 강화 문제가 주로 다뤄졌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이어진 감사에는 16명의 질의와 6명의 보충질의가 이어졌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과 관련 이은영 의원은 "서울대가 법대 교수만 55명인데 현재 총정원이 1500명이 된다면 10여개 대학이 정원을 나눠 대략 75명 안팎이 될 수도 있는데 그 많은 교수진은 어떻게 할 것이냐"며 교수 영입 경쟁을 지적했다. 그리고 로스쿨의 지역안배에 대해 이장무 총장에게 의견을 물었다.

이 총장은 "로스쿨은 기본적으로 지역 안배 보다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훌륭한 법조인 양성에 의미를 부여해야 할 것"이라며 "안배만으로는 부족하고 수월성을 같이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교흥 의원은 "원래 로스쿨의 도입 취지가 법의 '범용성' 등을 고려한 것인 만큼 서울대가 굳이 유치에 나설 이유는 없는 것 같다"며 로스쿨 유치 재검토를 제안했다.

▲서울대가 실시하는 지역균형선발이 기대치에 못미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유기홍 의원은 "지역균형선발로 입학한 학생들은 내신 위주로 평가해서 학력저하의 우려도 있었으나 입학후 평점도 다른 전형보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러나 3년차를 맞이하는 현 시점에서도 여전히 서울 경기지역 출신 학생이 50%를 넘는 평등한 교육기회 제공에 심각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장무 총장은 "지역균형선발은 시군별로 학생수에 비례해 선발하는데 그러다보니 서울과 경기 지역에 학생이 집중돼 있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국제화 역량에 대해서는 "초중등학교 보다 못하다"는 발언이 나올 정도로 여러 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했다. 이주호 의원은 서울대가 대학간 교류협정 체결뿐만 아니라 외국인 전임교수 확보, 국제화를 위한 연구비 지원, 연구 평가의 국제화 등 다방면에서 문제점이 도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적어도 서울대는 국제화를 지향한다면 다른 대학을 쫓아가지만 말고, 파격적으로 선도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해규 의원은 "지금은 초중등학교에도 원어민 교사들이 많이 확보돼 있는데 서울대는 여기에도 못미치는 것 같다"며 기본적인 인력 확보에도 소극적인 서울대의 태도를 지적했다.

이장무 총장은 "지난해 영어강의는 전체의 5.4%였으나 올해는 11.2%인 500여개 과목을 영어로 제공하는 등 국제화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며 "그러나 영어강의를 확대하는 것에 대해 일부 사립대 교수들도 이견을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변했다.

▲서울대가 제시한 장기발전계획에 대한 실효성에도 많은 의문이 제기됐다. 이경숙 의원은 "서울대가 2025년까지 장기발전계획을 세웠는데 재정확보 방안이 문제"라며 "등록금을 인상하는 식의 학생들에게 부담을 주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장무 총장은 "재원 확보를 위해 동문로부터 기금을 유치하고 서울대의 지적재산을 최대한 활용해 재정확충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정문헌 의원은 "서울대 장기발전계획을 보면 아직도 법인화에 대한 결정을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방향이 잡혀야 후속계획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김영숙 의원은 서울대내 실험실 등에서의 위험요소 제거가 시급하다고 지적했고 이군현 의원은 연구중심대학으로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학부정원을 줄이고 박사과정생의 수를 늘릴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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