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열린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회장 손병두 서강대 총장, 이하 사립대총장협의회)와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 추진대학총장 연석회의가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차원에 그쳤다.

당초 예상됐던 로스쿨 인가 전면거부 등 구체적 대응책은 마련되지 못했다. 지난주 국공립대 총장들이 정부의 총정원 2,000명선을 사실상 받아들이는 쪽으로 급선회하면서 당초 우려됐던 정부와 대학간 힘겨루기 양상은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사립대 내부에서조차도 로스쿨 총정원에 대한 ‘균열’ 조짐이 감지됐다.

사립대총장협의회는 이날 9시 40분경 회의를 마친 후 브리핑을 통해 “로스쿨 총입학정원 3,200명 선에서 물러설 수 없다. 교육부의 2,000명 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국회가 대학 총장들의 입장을 받아들일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손병두 회장은 “우리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로스쿨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없을 것이며, 앞으로도 우리의 의견을 관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공동대응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이어 “내일(30일) 교육부와 국회교육위원회의 모임 내용을 보고 수위를 조절해나가겠다. 로스쿨 인가 공고가 나오면 그때 세부 방향을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심사였던 로스쿨 인가 보이콧 등 공동대응의 ‘수위’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서울대를 제외한 대다수 국공립대들이 교육부의 2,000명 수정안을 사실상 받아들이는 상황을 감안한 데다, 사립대 내부에서도 의견차가 있었던 것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회의에 참석한 한 사립대 총장의 안건지에서는 “건국대 부총장이 로스쿨 총정원 3,200명을 계속 고수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동아대 법과대학장은 총장 의견임을 전제로 2,000명을 받아들일 계획”이라는 등 의견차를 드러내는 메모 내용이 발견됐다.

이날 회의에는 손병두 서강대 총장을 비롯해 권명광(홍익대), 김문환(국민대), 박범훈(중앙대), 박철(한국외대), 부구욱(영산대), 서문호(아주대), 서정돈(성균관대), 우동기(영남대), 이경숙(숙명여대), 이배용(이화여대), 이상윤(한남대), 이현청(호남대), 이효계(숭실대) 총장과 신중린(건국대), 심광숙(고려대), 윤달선(한양대) 부총장, 전순신(동아대), 조병륜(명지대) 법과대학장 등 19개 사립대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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