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모금팀' 만든다

서울대가 미국 하버드대가 시행중인 기부 마케팅 기법을 벤치마킹키로 했다고 30일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서울대 발전기금' 주종남(기계공학 교수) 상임이사는 "미국 하버드대의 '기금 조직(Havard Development Office.HDO)'을 벤치마킹해 리서치와 마케팅 개념을 도입한 기업 형태의 기금 모집 조직(Fund Raising Team)을 국내 최초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주 이사는 "이를 위해 금융인, 법학 박사학위 소유자 등 10명을 새로 채용했다"며 "'기부도 거래'라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는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2400억원 정도의 기금을 모금했다. 이는 연세대(8600억원), 고려대(7200억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에 서울대는 기금 조직을 통해 2010년까지 3000억원을 모을 계획이다. 서울대 발전기금은 기금을 모으고 운용하는 공익법인이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국내 대학은 총장.학장이 동문을 비롯한 개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기금을 마련했다. 이에 반해 마케팅 개념을 접목한 서울대 기금 모집 조직은 '기부도 보상이 필요한 상품'이라는 시장 원리를 중시한다.

주 이사는 "보상 없는 기부는 일회성으로 끝난다"며 "해외 명문대는 기부자에게 실질적 혜택을 주고, 사회 고위층과 네트워크를 맺어 주는 등 다양하게 보상해 준다"고 전했다.

HDO는 리유니언(Reunion, 홈커밍데이) 행사를 중요하게 여긴다. 졸업 후 20년까지는 적자 행사지만, 그 이후에는 큰 기금이 모이기 때문이다. 또 해외 명문대들은 동문을 중심으로 '무보수 재산 신탁운용'을 하고 있다.

주 이사는 "부자들의 재산을 대학에서 관리해 준다고 하면 많은 이가 반긴다"며 "이런 활동이 기부 확대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하버드의 브랜드 가치를 이용해 저가의 여행상품을 만들어 잠재 기부자에게 판매하기도 한다. 서울대는 HDO의 이런 전략을 실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하버드대 '기금 개발 조직(HDO)'=하버드대는 HDO와 매니지먼트 컴퍼니(HMC), 두 개의 기부 관련 기구를 갖고 있다. 500명의 직원을 둔 HDO는 다양한 기금 상품을 만들어 잠재 기부자들을 찾아내며, 인적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금융 전문가 120명으로 구성된 HMC는 기금을 운용(펀드매니징)하는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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