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만드는 교육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그 위에 자기 철학을 세워 스스로 진로를 개척하도록 해야합니다”

동양대 초대 총장으로 13년째 이 대학을 이끌고 있는 최성해(崔成海·54) 총장을 지난달 25일 경북 영주에 소재한 대학 캠퍼스에서 만났다. 

최 총장은 학교 규모를 키우기 보다특성화를 통한 소수정예의 '탄탄한 대학'을 역설했다. 

지방 사립대지만 동양대 졸업생의 순수 취업률은 10년 이상 평균 80%대를 웃돌고 있다.  

학위 등록과정 외국인 학생 비율은 전국 대학 가운데 가장 높다. 
기숙사 수용률 6위, 국제화부분 8위, 장학금 환원율 9위 등도 최 총장의 ‘강소(强小)대학’에 대한 강한 집념이 일궈낸 주요 성과로 꼽히고 있다.  

동양대는 영남대와 함께 올해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대구·경북 권역 우수대학에 올랐다. 

설립 초기부터 중국 유학생을 적극 유치하면서 국제화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의 현지 정부와 깊은 유대관계가 밑바탕을 이루고 있다. 중국내 협력대학이 현지 학생을 선발하면서 동양대에서 공부할 유학생도 함께 뽑아주는 협력시스템을 운용중이다. 현재 동양대에서 공부하는 중국 유학생수는 400명. 대학 정원 4,300명의 1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다음은 최 총장과의 일문 일답

- <교육개혁 이대로는 안된다>는 책을 펴낸지 10년이 지났다. 지금 우리는 제대로 가르치고 있다고 보는가 
“잘하는 사람만 키우겠다는 정책은 기본적으로 잘못된 것이다. 공부로 줄세우는 교육은 안된다. 인성교육이 필요하다. 질서가 없고 위 아래가 없으면 안된다. 자신의 위치를 깨닫도록 하고 그 위에 교육을 해야 한다. 요즘 학생들은 가정에서 저마다 '왕 대접'을 받으면서 자랐다. 학교나 사회에서도 그러한 대접을 받고 싶어하다보니 타인에 대한 배려가 기본적으로 부족하다”

-인성 교육이라면 요즘 학생들은 진부하다 또는 귀찮은 주제쯤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인성 교육의 효과는
“새역사의 개척’과 DSA(디지털 선비 정신 : Digital Seonbe Agora)는 우리대학의 창학이념과 교육이상이다. 

DSA는 동양의 유교정신과 서양의 첨단 기술을 겸비한 인재를 양성한다는 내용이다. 교내 가장 높은 자리에 인성교육원인 목조건물 ‘현암정사(玄巖精舍)’를 세웠다. 이곳은 인성교육과 전통 성년례를 치르는 곳이다. 규정에 어긋난 행동과 흡연, 음주 등에 대해 감점 제도를 둬 졸업 인증제도로 운용하고 있다.

인성교육을 시작한 초기, 불만도 많았다. 하지만 취업률이 눈에 띄게 좋아지면서 인성교육에 대한 학생들의 호응도가 높아지고 있다. 기업 인사부서 사람들을 종종 데려와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이 우리 학생들의 깍듯한 예절에 깊은 인상을 받아 해당학생을 채용한 사례도 많다고 들었다.”

-올해 중앙일보 평가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였는데
“중국 학생 400여명이 우리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다. 지금까지 많은 학생들이 다녀갔지만 단 한 명의 이탈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학생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엄격한 학사관리를 받고 있다. 대학 설립 초기부터 중국 현지 시 또는 성과 자매결연을 통해 유학생을 뽑고 있다. 중국 현지 정부가 해당 지역 내 대학들이 입시를 치를때 동양대 유학생도 같이 뽑도록 하고 있다. 

중국 현지에 한국어 강사를 채용해 우리말을 가르치고 있다. 내년부터는 한국사와 한국문화사, 태권도도 가르칠 생각이다. 중국 유학생 유치 사업을 안정화시킨후 다른 나라들로 인바운드 유학생 폭을 점차 넓혀 나갈 계획이다.”

-현 정부 교육정책에 대한 의견은
“ 참여정부 대학 정책은 실질적이지 못한 측면이 많다. 지방대학을 위한 여러 정책을 제시했으나 체감 수준은 매우 떨어진다. 예컨데 대학 정원외 모집제도는 폐지해야 한다. 고졸자대비 대학정원이 더 적은 역전시대에 이미 접어들었다. 지방의 대다수 대학은 교육중심 대학이다. 전체 대학의 72%와 학생수 46%를 차지하는 152개 교육중심대학에 대한 정부의 재정 지원이 늘어야 한다. 이들 대학에 지원되는 정부예산은 고등교육 전체 재정지원의 8.1%에 그치고 있다.

소위 '3불 정책'의 경우, 지금 당장은 어렵겠지만 근본적으로는 모두 폐지돼야 할 내용이다. 다만, 기여입학제를 바로 도입하면 수도권 편중이 가속화될 수 있는 우려가 있다. 지방 대학들도 기여입학제를 해도 괜찮다 인식할 수 있는 시점에 도입하면 좋겠다. 

현 정부의 고교 평준화와 내신반영비율 등 입시정책은 결과적으로 하향평준화를 불러왔다.”

-국내 처음으로 국방기술대학을 설립했는데
“군의 과학화된 전문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표에서 국방기술대학을 세웠다. 입학생들은 군 장교나 군수산업계통 취업을 희망하는 이들이다. 최근 군수사령부 이전으로 군장비를 지원받는 등 지속적 지원을 약속받았다. 국방부 차관과 차관보, 군수사령관 등을 학장과 교수로 영입해 운용하고 있다.”

▲최성해 총장은= 경북 영주 출신으로 대구고등학교와 단국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필라델피아 템플(Temple)대학 MBA 수료, 워싱턴 밥티스트 칼리지(Baptist College)에서 석사, 단국대 명예교육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필라델피아 경제인연합회 사무총장, 사단법인 산업제어기술원 이사장, 학교법인 현암 학원 이사를 지냈다. 저서로 ‘교육개혁, 이대로는 안된다(1998년)’, ‘교수평가와 연봉제(2000년)’ 등이 있다.

※ 대담 = 이인원 본지 회장 / 사진 한명섭 기자 / 정리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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