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노스웨스턴大 로스쿨 반 잔트 학장

“한국 로스쿨은 국제시장에서 한국기업을 위해 일할 변호사를 키워내야 합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로스쿨 데이비드 E 반 잔트(David E. Van Zandt) 학장은 2009년 개교하는 한국 로스쿨의 가장 큰 과제는 ‘국제화’라고 말했다. 그는 노스웨스턴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운영 중인 ‘비즈니스 법률전문가 과정’을 홍보하기 위해 지난달말 방한했다. 그는 “1조원 이상 흑자를 내는 한국기업이 10개가 넘고 대기업은 제품의 80%를 수출할 정도로 한국기업들은 글로벌화 됐는데, 이들 기업을 위해 국제무대에서 계약을 체결하고 분규를 해결하는 이들은 주로 외국 변호사들”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앞으로 개원하는 한국 로스쿨에서는 한국법뿐 아니라 미국법, 유럽연합(EU)법을 가르치고 영어교육을 강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외국인들에게 빼앗긴 변호사 영역을 가져올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 잔트 학장은 “몇 년 후 다가올 법률시장 개방에 대비해서라도 로스쿨의 국제화가 시급하다”고도 했다.

한국의 대부분의 변호사들이 송무변호사(소송업무를 주로 수행하는 변호사)로 일하는 현실에 대해서도 반 잔트 학장은 “로스쿨 제도가 도입되면 바뀌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에는 변호사시험에 합격해도 이 중 30% 정도만 변호사로서 일을 하며 나머지 70%는 기업이나 정치권, 관가에서 활동한다”며 “로스쿨 커리큘럼에 다양한 경영과목이 개설되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스웨스턴대 로스쿨은 회계, 재무관리, 경영전략과 협상기법 등을 중요한 과목으로 가르치고 있다.

반 잔트 학장은 로스쿨 정원 문제는 철저히 ‘시장’에 맡기면 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미국 로스쿨 190 여개 가운데 100여개 학교의 졸업생은 졸업 후에도 수입이 크게 나아지지 않기 때문에 그런 학교에 대한 지원자는 저절로 줄어들어 자연스럽게 정원이 조정된다는 것이다.

그는 “법률가에게 있어 법률지식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덕목은 다른 사람을 설득시키는 능력과 인간관계”라며 “이를 위해 노스웨스턴대 로스쿨은 입학시험때 심층인터뷰를 통해 수험생들의 언어능력과 인성을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프린스턴 대학 학부(사회학)를 졸업한 후 예일대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반 잔트 학장은 1995년 이후 노스웨스턴대 로스쿨 학장을 맡고 있다. 미국 일리노이주에 위치한 노스웨스턴대 로스쿨은 미국 법과대학 중 상위 10위권의 명문이다. 올해 초 노스웨스턴대와 KAIST는 협약을 체결하고 노스웨스턴대 법학석사(LLM) 학위와 KAIST 경영대학 수료증을 동시에 취득할 수 있는 ‘비즈니스 법률전문가 과정’을 KAIST에서 운영 중이다.(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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