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대학 "왜 하필 이때하나..업무 부담 가중" 볼멘소리

연세대 편입학 부정 의혹 사건이 대학가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교육부가 서울 지역 주요 사립대에 대한 특별조사 방침을 밝힌데 대해 대학들은 저마다 '우리 대학은 문제없다. 할테면 해봐라'라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행여 이번 의혹이 자기 대학으로 옮겨붙을 개연성을 원천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부 대학들은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고 있다. 입시 시즌이 이미 시작, 신입생 받기에도 바쁜데 '왜 하필이면 이 때냐"는 볼멘소리다.

차경준 한양대 입학처장은 "우리 대학은 지난 2주간 편입실태를 포함한 교육부 종합감사를 받고 있지만 전혀 문제가 없다"며 "편입학 전형도 대학성적과 OMR카드로 작성하는 필기시험으로 구성돼 있어 문제의 소지가 개입될 여지가 없다"고 2일 말했다.

정완용 경희대 입학처장은 "부정행위가 개입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면접고사를 아예 실시하지 않는다"며 "교육부 감사에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1학기 180명을 선발한 경희대는 대학성적, 영어성적, 학업적성시험 등으로 편입생을 뽑았다.

장훈 중앙대 입학처장은 "중앙대는 입시 부정이 개입될 소지가 있는 면접시험전형을 없다"며 "객관식 영어와 수학시험, 전 학교 성적만으로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어느 대학보다 교육부 감사에 떳떳하다는 반응이다.

신형욱 한국외대 입학처장은 "애초에 부정이 개입될 여지를 최소화하기 위해 면접 비중도 5%미만으로 축소시켰다"며 "면접전형을 제외한 나머지 전형을 영어성적만으로 뽑는다"고 말했다. 객관적 문제로 채점자의 주관이 개입될 소지를 원천 차단했으며, 채점 역시 곧바로 했다는 설명이다.

성재호 성균관대 입학처장도 "우리 대학은 대학성적과 필답고사, 면접을 거치는데 정성평가인 면접 비중은 작다"며 "부정이 끼여들 여지는 없어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대학들은 교육부의 조사방침에 대해 "아무런 증거 없이 조사에 착수하면 대학에 큰 부담이 된다"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장훈 중앙대 입학처장은 "조사하겠다면 당연히 받아야 한다"면서도 "지금 수시 예능특기자 실기시험과 전공시험 보느라 정신이 없는데, 행정적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고려대 입학관리팀 관계자는 "현재 수시2학기 전형 서류평가와 합격자 발표, 재외국민 전형이 곧 실시되는 등 입시업무로 밤늦게까지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아무런 증거 없이 학교 사정은 살피지 않고 (교육부가) 일방적으로 조사를 벌이겠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신형욱 한국외대 입학처장은 "수시 신입생 선발이 진행 중이고 좀 있으면 수능인데 편입 조사까지 한다니 숨돌릴 틈이 없다"고 한숨을 토했다.

성재호 성균관대 입학처장은 "입시준비에도 여력이 없는데 조사가 나오면 큰 무리가 따를 것 같다"며 교육부 감사가 자칫 또다른 입시오류를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걱정했다.

고려대는 이번 입시부터 면접 전형을 폐지했다. 고려대 입학관리팀 관계자는 "편입시험을 좀 더 투명하게 치르자는 취지로 면접 전형을 뺏는데, 이번 사태와 겹쳐 불필요한 눈총을 받을 것 같다"며 부담스러움을 감추지 않았다. <대학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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