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봉호 총장 출근길에 총학ㆍ교수ㆍ직원 몸싸움 내분

학내분열 조장을 이유로 해임됐던 손봉호 동덕여대 총장의 복귀 첫 출근길을 둘러싸고 찬반 입장을 달리하는 학생과 교수들이 몸싸움을 벌이는 등 격렬히 대치했다.

5일 오전 9시부터 교문을 사이에 두고 복귀 찬성파와 반대파가 8시간이 넘게 대치하면서 손 총장은 결국 이날 총장실로 출근하지 못했고 양측은 오후 5시30분께 모두 해산했다.

손 총장의 복귀를 반대하는 동덕여대 민주화를 위한 공동투쟁위원회 소속 100여명은 오전 10시께 학교 정문을 막고 손 총장이 탄 차량의 진입을 막아섰다.

차량은 손 총장의 복귀를 찬성하는 학생 60여명의 호위를 받으며 학교 진입을 시도했지만 이 학교 총학생회와 직원 노조가 몸으로 차량을 막자 일순간 학생과 교직원들 사이에 몸싸움이 일어나면서 정문 앞은 아수라장이 됐다.

공동투쟁위는 "작년 한해 총학생회 선거부정 시비를 통해 학생활동을 마비시키고 분란을 일으킨 손 총장은 자진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인 반면 복귀 찬성파들은 "손 총장님 힘내세요" "복귀를 환영합니다"라고 소리지르며 맞받아쳤다.

차량 진입이 어려워지자 손 총장은 차에서 내려 몇차례 학생들의 호위를 받고 진입을 시도했지만 반대파들의 격렬한 항의에 뒤로 물러섰다.

손 총장은 "참담하다"며 그를 지지하는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과 정문 맞은편 예술대 건물로 자리를 옮겨 대책회의를 가졌다.

오후 늦게 손 총장측과 공동투쟁위측은 날이 어두워진 가운데 학생들이 다시 충돌할 경우 다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함께 철수했다.

이날 출근길에는 손 총장이 공동대표로 있는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와 한국시민단체네트워크 등 시민단체들도 나와 "양심적 교육자인 손 총장의 복귀를 환영한다"며 지지를 보냈다.

동덕여대는 2006년 4월 손 총장이 선거인 명부가 조작되는 등 총학생회 선거에 부정이 있었다고 밝히고 그가 속해 있던 공선협이 3명의 학생들을 부정선거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내분에 휩싸였다.

재단측은 "손 총장이 학내 분열을 심화시켰다"며 지난해 2차례에 걸쳐 손 총장을 해임했지만 교원소청심사위는 지난 4월 직위해제 처분 취소결정을 내렸다.

검찰은 3명의 학생들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으며 이를 두고 공동투쟁위는 "잘못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진 만큼 자진 사퇴하라"며 이날 출근 저지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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