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들 3억 모금

연세대 동문들이 정창영(64) 전 연세대 총장을 돕기 위해 3억원을 모금했다. 동문회는 이 돈으로 집을 사 정 전 총장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정 전 총장은 지난 1일 부인의 편입학 대가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지만 갈 곳이 없는 형편이라 학교측의 배려로 아직 공관에 머물고 있다. 큰아들(36)의 사업이 부도가 나는 바람에 2004년 4월 총장 취임 전 살던 집을 팔았기 때문이다. 정 전 총장의 아들은 2001년 대기업 연구소를 다니다가 그만두고 바이오 벤처기업을 차렸다. 그러나 2003년 회사가 망해 50여억원의 빚을 졌다. 이 때문에 정 전 총장은 갖고 있던 땅은 물론 마포구 아파트까지 처분했고 월급까지 일부 차압당하기도 했다.

연세대 한 보직교수는 “정 전 총장은 그간 아들 사업 실패로 인한 경제적 압박을 심하게 받아 왔으며 총장 사임 후 20년간 끊었던 담배도 다시 피우고 있다”고 말했다.

정 전 총장의 사정을 알게 된 동문회 회장단 10여명은 지난 2일 돈을 모아 정 전 총장의 거처를 마련해 주자고 뜻을 모았다. 비록 이번 사건으로 학교의 명예가 실추된 것에 대해 동문들의 불만이 많지만 정 전 총장의 딱한 사정을 외면할 수 없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이범관 연세대동문회 수석부회장(법무법인 다솔 대표변호사)은 “(이번 사건은) 동문회 차원에서 파악한 바로는 정 전 총장 부인의 개인적인 비리”라면서 “학자로서 바른 길을 걸어 왔고 학교 행정도 투명하게 해온 정 전 총장을 돕는 것이 동문들의 역할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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