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훈 중앙대 총장이 학생과 교수에 이어 재단측으로부터도 거센 압박을 받고 있다. 학교법인 중앙대학교의 김희수 이사장은 교내 홈페이지(www.cau.ac.kr) 전체공지사항에 '중앙 가족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박 총장의 정치 참여 철회를 촉구했다.

김 이사장은 “지난 10월8일 박 총장이 특정 정당 대선 후보의 문화예술정책위원장직을 수락한 뒤 우리 대학이 ‘정치 논란’에 휘말리고 교내 구성원과 동문, 언론으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며 “박 총장이 교내의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를 겸허히 수용해 문화예술정책위원장직을 사임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모든 구성원들이 더 이상 이 문제와 관련해 연구와 면학 분위기를 해치는 행동을 삼가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 총장의 정치 참여와 관련해 대학 법인이 의견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앙대 교수들은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총장 신임을 묻는 온라인 투표를 실시했으며, 교수협회 임원회의를 거쳐 오는 13일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학교 홈페이지에는 박 총장의 정치 참여와 관련해 사임을 촉구하는 릴레이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다음은 김 이사장이 홈페이지에 게시한 글의 전문.


친애하는 중앙대학교 교직원, 재학생, 그리고 동문 여러분!

명문사학이라는 전통과 자부심에 빛나는 우리 중앙대학교가 최근 돌연한 ‘정치논란’에 휘말리고 교내의 구성원은 물론 동문 및 언론으로부터도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바로 지난 10월 8일 박범훈 총장이 특정 정당 대선 후보의 문화예술정책위원장직을 수락함에 따라 생긴 일입니다.

우리 중앙대학교의 소중한 명예가 정치논란에 휩쓸려 면학과 연구 지도에 전념하여야 할 학내의 순수한 분위기가 어수선한 분란의 소용돌이에 빠지고 말았다는 점에서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학교법인의 책임을 맡고 있는 저로서는, 이번 사태가 중앙대학교의 명운이 걸린 중대문제로 인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박범훈 총장이 교내의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를 겸허히 수용하여 대학의 운영과 발전에 더 이상 차질이 없도록 문화예술정책위원장직을 사임하여 주길 바라며, 대학구성원들은 더 이상 이 문제와 관련하여 연구 및 면학분위기를 해치는 행동을 삼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더불어 본인은 법인 운영과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사항을 말씀드립니다.

1. 총장은 대학의 수장이자 얼굴로서 도덕적 권위와 명예의 상징적 존재이다. 학문의 전당인 대학을 순수하고 성실하게 지켜나가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는 자리이다. 그러므로 총장은 특정 정당 대통령선거후보 문화예술정책위원장직을 즉시 사임하고, 더 이상 논란의 소용돌이 속에 표류하지 않도록 할 것이며, 동시에 책임지고 학내 분위기를 원상으로 회복시켜 주길 바란다.

2. 본인은 학교법인의 책임자로서 이번 사태에 책임을 통감하며, 앞으로 법인뿐만 아니라 대학 발전에 장애가 생기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가일층 혼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을 다짐한다.

3. 모든 구성원들은 본 대학의 새로운 위상을 정립하여 사학 명문으로 진일보 할 수 있도록 더욱 적극적이고 협동하는 태도로 대학 발전의 미래 전망을 제시하고 변화된 계획에 맞추어 노력을 경주해 줄 것을 당부 드린다.



2007년 11월 9일

학교법인 중앙대학교

이 사 장 김 희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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