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이라도 더...” 물량공세·공동설명회 치열


수능 직후 대학가가 정시모집을 향한 ‘총성 없는 전쟁’에 돌입했다. 특히 올해는 이색적인 방법으로 학생들을 부르거나 대규모 물적·인적 공세로 나선 대학들이 눈에 띈다. 이와 함께 수험생에게 논술수업을 실시하는 등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대학도 돋보인다.


영남대는 교직원 100명을 ‘명예입학홍보위원’으로 위촉하고 19일부터 울산, 경북, 경남지역 총 100개교 순방홍보를 나간다. 홍보위원은 2인 1조로 최소 2개의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한 홍보활동 일체를 전담한다.

홍보위원의 출신지, 출신고교 등 개인적 연고와 희망고교를 충분히 고려했다. 활동비와 활동성과에 따른 인센티브를 아낌없이 줄 방침이다. 입학기획팀 배재완 팀장은 “참여교직원들에게 대학홍보의 전권을 부여하고 관련데이터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수능시험 다음날인 지난 16일부터 입학처 홈페이지에서 4만 명의 신청을 받아 무료 논술수업을 진행한다.

내년 1월 10일 예정된 고려대 정시 논술시험의 방향을 가르치는 특강으로, 다음달 7일부터 3일 동안 인문계 6반·자연계 5반을 편성해 80명 규모의 소강의 22회씩 총 66회를 진행한다.

5500명 대규모 강의도 하루 2번씩 6회 진행하며 고려대 전·현직 출제위원 교수 24명이 강사로 나선다. 수시2 접수를 한 학생들에게 우선권을 줄 예정이다. 고려대 송인식 입학관리팀장은 “학생들이 수능 끝나면 학원으로 논술을 따로 배우러 가는데 최소한 우리 대학 지원 학생에게는 고려대 논술 출제 방향을 알리고 싶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개별 학교의 유치전과 함께 공동으로 입시설명회에 나서는 대학도 늘었다. ‘따로·같이’ 전략인 셈이다. 비슷한 수준의 대학이나 같은 지역 대학들이 어깨를 맞대면서 파괴력을 높였다. 지난 17일부터 전국 각지에서 연이어 공동 입시설명회가 열려 학생과 학부모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색적 방법 동원해 학생들에게 구애

수험생을 만나기 위해 매일 고등학교를 방문하는 것은 이미 옛말이다. 각종 이색적인 방법을 통원, 학생들에게 구애하는 대학이 늘었다.

경상대는 오는 20일부터 28일까지 일주일동안 55개 학교 1만7500여명과 교사 566명이 참여하는 ‘미리 가보는 대학’ 행사를 개최한다. 대학을 소개하는 단순한 입시설명회가 아니라 레크레이션과 동아리 공연, 장기자랑, 학내 투어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해 눈길을 끌 예정이다.


학교에 다니는 선배들을 활용해 학생 유치에 힘쓰는 대학도 있다. 인제대 의예과, 간호학과, 물리치료학과를 비롯해 인제대 학생 15명은 지난 8일 수능을 일주일 앞두고 고3 수험생들을 찾아 대학 진학 경험담을 생생하게 이야기했다.

‘수능 시험 100% 성공하기’ 등 노하우가 담긴 이야기가 학생들의 관심을 끈 것은 당연한 일. 수험생이 궁금해 하는 문자를 이메일과 휴대폰 문자로 조언해 주는 멘토링 제도 등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초부터 실시한 ‘신입생 100% 끌어안기’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단과대·학부별로 각종 체험위주 행사를 진행해 수험생은 물론 예비 대학인들이 몰렸다고.


동의대는 고교생들을 버스에 탑승시키고 홍보도우미들이 학교시설 및 학교생활을 소개하는 캠퍼스투어, 홍보영상과 정시모집 주요사항을 소개하는 동영상 등을 상영한다.

특히 예비 신입생과 더불어 학생들의 대학선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3학년 담임교사들을 대상으로 학과 소개와 함께 주식/선물옵션, 보험, 세금 등에 대한 재테크 전략 특강도 준비했다.


“뭉쳐야 산다” 공동 입시설명회 이어져


여러 대학이 뭉쳐서 진행하는 ‘공동 입시설명회’도 학부모들의 시선을 끌 예정이다. 첫 출발은 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연세대·이화여대·중앙대·한양대가 끊었다. 당초 연세대가 불참 의사를 밝혔지만 합류의사를 밝혀 ‘7개대 공동입시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7일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출발, 다음달 4일까지 전국을 돌며 설명회를 이어간다. 19일 부산 KBS홀, 20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리며, 마지막 설명회는 다음달 4일 서울 경기여고 강당에서 한다.

한편 지난 17일 아주대·한양대(안산)·한국외대·건국대가 참여한 공동 입시설명회도 성황리에 끝났다. 이날 설명회에는 4개 대학 2008학년도 입학전형 설명회에 이어 대성학원의 정시지원 전략 특강과 대학별 상담이 진행됐다.


오는 22일에는 경희대·성균관대·숙명여대·인하대·중앙대·한국외국어대 등 6개 대학이 부평구 산곡동에 위치한 명신여자고교 교내 체육관에서 ‘수도권 6개 대학 2008년도 입시설명회’를 연다. 입학 실무자들이 나와 개별 대학의 정시 입시 경향을 소개할 예정이다.


같은 날 부산지역 대학 연합은 부산지역 수험생의 유출을 막고자 부산 지역 첫 공동 입시설명회를 교육연구정보원 대강당에서 진행한다. 경성대·고신대·동명대·동서대·동아대·동의대·부경대·부산가톨릭대·부산교대·부산대·부산외국어대·신라대·영산대·인제대·한국해양대 등 부산 지역 4년제 15개 대학이 모두 참가한다.


부산 지역 대학이 한 곳도 빠짐없이 입시 설명회에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최근 수년 동안 계속 시도됐으나 대학 간 자존심 싸움으로 번번이 무산됐었다.

하지만 대학 80% 정도가 미충원인 현실을 절감, 이젠 더 이상 부산지역 학생들을 놓칠 수 없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번 설명회에서는 고3 담임교사 대상 입시설명회도 함께 개최한다.

현직 교사 3명이 5개 대학씩 나눠 입시요강을 분석했으며, 유망학과·신설학과 등을 소개한다.


입시학원에 교육부도 나섰다


한편, 입시 특수를 맞아 사설 입시학원도 수능 직후 일제히 입시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유웨이 중앙교육은 수능 직후인 지난 18일 세종대에서 ‘2008 입시 전략 설명회’를 열고 대학 지원·대학별고사 준비 방법 등을 소개했다.

메가스터디는 오는 22일 오후 2시 잠실 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2008 포스트 수능전략 설명회’를 개최한다. 준비된 좌석 수만도 1만 4000석에 달할 정도로 메머드급 행사다.

진학사도 오는 22일 노원구 순복음교회 대강당에서 세일학원과 공동으로 ‘2008 정시 지원전략 연합 입시설명회’를 연다. 김영일 교육컨설팅은 지난 17일부터 오는 20일까지 인천·서울·대전·광주·대구·부산 등을 돌며 수험생을 잡을 예정이다.


교육부는 이번 입시에서 ‘도우미’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수능 등급제가 처음 도입되는 이번 대입전형을 안정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다. 교육부는 이에 따라 지역예산 4억원을 마련해 시·도교육청에 ‘대학진학 상담 교사단’과 학부모·교사 연수 등을 지원한다.

시·도 교육청에서 권역별로 운영하는 상담 교사단 40개 팀을 구성, 진학상담 자료를 개발하고 대학 진학 결과 데이터 베이스 작업, 홍보 및 연수 세미나 개최, 교사 연수 등을 지원사격한다.

이와 함께 시·도교육청은 학부모 연수를 진행, 2008학년도 대학입학전형을 설명하고 입학 지원 정보 등을 제공해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감을 덜어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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