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대의 교명 변경을 놓고 대학과 공주 지역 시민들이 공방을 벌이고 있다. 공주대는 새 교명을 사실상 선정해 조만간 교육인적자원부에 개명 신청을 하기로 했고 공주시민들은 28일 이를 저지하기 위해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공주대의 교명 변경 추진=공주대는 1948년 공주사범대학으로 출발했다가 1990년 현재의 이름으로 바꿨다. 그러나 1992년 예산농업전문대와 통합하면서 교명 변경을 약속했으며 2004년 천안공업대학과 통합할 때는 합의서에 ‘통합대학교의 교명은 제3의 이름으로 한다’고 명시까지 했다. 그동안 통합한 공주문화대학은 공주대 영상보건대학, 예산농업전문대는 공주대 산업과학대학, 천안공업대학은 공주대 공과대학으로 이름을 바꿨다.

그러나 공주대가 교명 변경 작업에 착수하자 공주의 60개 시민사회단체가 ‘공주대 교명 변경 및 대학본부 이전 총력저지 범공주대책위’를 꾸려 시민궐기대회를 여는 등 반대에 나섰다.

공주대는 최근 구성원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한국대’를 새 교명으로 확정해 교육부에 개명 신청을 하기로 했다.

▽“명문대로 발전 위해 불가피”=공주대는 대학의 법인화와 입학자원 감소에 따른 생존문제를 해결하고 명문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다른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발전을 이뤄야 하기 때문에 교명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김재현 공주대 총장은 “천안시와 예산군이 공주대라는 이름에 거부감을 보이며 각종 예산지원을 꺼리는 것으로 안다”며 “교명 변경은 이들 지자체의 지원을 이끌어 낼 뿐 아니라 그동안 ‘한 지붕 네 가족’이었던 구성원을 미래지향적인 ‘한 지붕 한 가족’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에서 교명을 변경한 뒤 대학본부를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공주의 자존심인 전통의 ‘공주사범대학’ 이름은 단과대학 명칭으로 살려 나가고 공주대라는 이름은 상표로 등록해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공주와 예산캠퍼스 학생과 자치단체들도 교명 변경을 바라고 있다. 공주대 공과대학 학생들은 26일 천안캠퍼스 학생회관 앞에서 2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교명 변경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교명 변경이 웬 말이냐”=‘공주대 교명 변경 저지 범공주대책위’는 28일 오후 2시 공주시 신관동 공주대 인근에서 시민과 일부 공주대 구성원 등 1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주대 교명 변경 반대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정재욱 대책위원장은 “공주대의 교명 변경은 공주의 위상을 떨어뜨리고 공주시민의 자존심을 짓밟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저지할 것”이라며 “더구나 김재현 총장이 선거 공약대로 교명을 변경한 뒤 대학본부 등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 경우 공주시민들의 생존권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준원 공주시장은 “충남도청이 1932년 공주에서 대전으로 이전한 데 이어 최근 행정복합중심도시에 공주시 일부가 편입돼 공주시가 전에 없이 위축돼 있다”며 “이런 시점에 공주대가 60년 전통의 브랜드를 버리고 본부마저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려 하는 데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공주대총동창회는 공주대가 교명 변경을 교육부에 신청할 경우 교명변경금지 가처분 신청을 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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