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캠프 행보 이어져.."겉으로만 사퇴" 부적절 처신 '논란'

한국대학신문 자료사진박범훈 중앙대 총장이 한나라당 문화정책위원장직을 사실상 여전히 수행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박범훈 총장은 지난 1일 오후 3시 한나라당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문화정책위원회 위원 위촉식에서 위원장 역할을 맡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날 문화정책위원으로 위촉돼 회의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문화정책위원장직에서 자진 사퇴한 줄 알았던 박 총장이 1시간여 지속된 회의 진행을 주도했고, 참석한 사람들 다수가 박 총장의 회의 진행에 의아해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회의에는 100여명이 참석했다”며 “상당수 참석자들이 박 총장의 도덕성을 의심했다"고 전했다.

한나라당 선거대책본부는 당초 이날 문화정책위원에 위촉된 인사들을 언론 보도함으로써 문화계 각계 인사의 두터운 지지 사실을 대내외에 알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박 총장은 자신이 이날 회의에 참석한 사실 등이 외부에 흘러나갈 수 있다며 홍보 방침 철회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 선거대책본부 관계자도 "지난 1일 문화정책위원 위촉행사가 있었다. 하지만 회의 참가 인사 명단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 총장의 이 같은 '이중행보'에 중앙대 교수 등 학내 구성원들이 재차 들끊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앙대 교수협의회장인 황선웅 교수는 "박 총장이 표면적으로만 위원장직을 반납했을 것이라는 것이 교내안팎의 여론이었다"며 "지난 1일 한나라당 회의에 참석한 사실이 확인된 만큼 조만간 전체 교수회의를 열어 총장의 소명과 대응책 등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 교수는 "총장직이 중차대한 만큼 학교를 대표하는 총장의 대외활동은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명공개를 꺼린 중앙대의 한 보직 교수도, 총장의 지난 1일 한나라당 회의참석을 두고 "총장으로써 바람직하지 못한 부적절한 처사였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중앙대 홍보실장직을 맡고 있는 이민규 교수(신문방송학)는 "박 총장이 지난 1일 회의에 참석한 것은 맞다"고 인정하고, "문화예술위원들에게 위원장직 사임 사실을 알리려고 갔다"며 "회의를 주도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앞서 지난달 9일, 김희수 중앙대 이사장까지 나서 문화예술정책위원장직 사임을 공개적으로 촉구하고 나서자, 박 총장은 이틀 후인 11일 "지난 10월8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문화예술정책위원장직을 맡았으나 그간 문화, 예술 정책구상에 관한 소임이 마무리되어 11월11일부로 위원장직에서 사퇴함을 밝힌다"고 교내외에 사퇴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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